핵심 쟁점 동양대 표창장 위조 사실로 판단
재판 과정서 ‘컴맹’이라 주장하며 위조 부인
과거 근무 회사 경력증명 문서작업 흔적 확인
‘2012년 9월 표창장 받고서 재발급’ 주장도 거짓 판단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법원은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자녀 입시비리 혐의의 핵심 쟁점인 ‘동양대 표창장 위조’를 사실이라고 결론냈다. 정 교수 측은 재판 과정에서 ‘컴맹’이라 PC로 위조 작업을 하지 못한다고 주장했지만, ‘관련 검퓨터 작업을 정 교수가 능숙하게 할 수 있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 임정엽)는 23일 정 교수의 자녀 입시비리 관련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하면서, 정 교수가 딸 조모씨의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한 게 맞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남편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인사청문회 당일 검찰의 전격 기소로 촉발된 표창장 위조 논란을 재판부가 정리한 것이다.
정 교수 측은 재판 과정에서 동양대 인문학 프로그램 영어에세이 쓰기 수업에 참석한 학생들의 에세이 첨삭을 딸이 도와주는 등 봉사활동을 한 공로로 2012년 9월 표창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듬해 6월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를 앞두고 이 표창장을 분실한 사실을 알고서 동양대에 재발급 문의를 한 후 같은 달 재발급 표창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러한 주장이 모두 거짓이라고 봤다. 우선 2012년 9월 조 씨가 표창장을 받은 적도 없다고 판단했다. 2013년 6월 서울대, 2014년 6월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지원할 땐 동양대 표창장을 받은 사실과 증빙자료가 제출됐는데 2013년 3월 다른 의대 의전원에 지원할 때는 제출되지 않은 점을 눈여겨봤다. 즉, 2012년 9월 표창장을 받은 게 사실이라면 2013년 3월 의전원 지원 때는 왜 이러한 사실이 빠졌냐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또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조 씨에게 표창장을 수여한 사실이 없다고 법정에서 밝히고, 당시 어학교육권에 근무한 직원들이 최우수봉사상이라는 제목의 총장 표창장을 본 적이 없다고 진술한 점도 주요 판단 근거가 됐다.
무엇보다 재판부는 정 교수가 조 씨의 서울대 의전원 입시서류 제출 마감일 이틀 전인 2013년 6월 16일 강사휴게실 PC를 이용해 일련의 위조 작업을 직접 했다고 밝혔다. 아들이 받은 동양대 최우수상 상장을 스캔해 해당 부분을 그림파일로 만든 뒤 이를 딸의 표창장 파일에 붙여 출력했다고 했다. 동양대 표창장 관련 파일이 담긴 해당 PC의 사용내역에 표창장 작성과 관련된 파일 외에도 지인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캡처 파일, 조 씨의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인턴십 확인서 등이 있다는 점에서 PC 사용자가 정 교수라고 판단했다.
정 교수 측은 재판에서 위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컴퓨터 작업에 능숙하지 못하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재판부는 강사휴게실 PC에서 발견된 ‘經歷證明書(경력증명서).docx’란 이름의 파일을 언급하며 “정 교수가 문서를 스캔하고 스캔한 문서에서 특정 부분을 캡처하거나 오려붙여 다른 파일에 삽입하는 작업을 능숙하게 할 수 있다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파일은 정 교수가 과거 한 회사 무역부에서 근무한 경력을 증명하는 것인데, 정 교수가 회사 명의의 경력증명서를 복합기로 스캔한 후 파일에서 회사의 고무인 및 법인 인영 부분을 추출해 파일에 삽입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아울러 재판부는 문제가 된 표창장과 동양대의 다른 상장, 표창장 등을 비교할 때 주민등록번호 기재 여부, 일련번호 위치, 상장번호 기재 형식, 총장 직인 형태에 차이가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정 교수 측은 강사휴게실 PC 파일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위법 수집 증거가 아닐 뿐더러 그렇다고 하더라도 다른 증거들로 정 교수의 표창장 위조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