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우여곡절 끝에 MOU 체결
배터리 각 공정마다 인도네시아 국영기업과 JV 설립
“소재 안정적 확보…인니 전기차시장 선점”
[헤럴드경제 정세희 기자]LG화학 배터리 부문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과 LG상사 등 국내 회사들이 참여하는 ‘그랜드 패키지’는 떠오르는 전기차 시장인 아시아 시장에서 배터리 주도권을 선점한다는 데에 의미가 크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가장 초기 단계인 니켈 광산부터 시작해 폐배터리 활용까지 모두 포괄하는 사업으로 배터리 생애주기별 서비스를 의미하는 바스(Baas·Battery as a Service)보다 더 광범위한 개념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여러 우여곡절 끝에 성사됐다. 특히 최근엔 경쟁사인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이 인도네시아 정부에 니켈 광산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의향을 밝히면서 막판까지 치열한 투자유치 경쟁을 벌여야 했다. 18일 MOU 전날까지도 세부적인 조항을 두고 협상을 지속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랜드패키지는 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참여하는 기업만 최소 6곳이 넘는 다(多)기업 프로젝트다. 한국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 LG상사 참여가 확정됐고, 포스코도 합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내년 상반기부터 향후 5년간 단계별로 니켈 채굴, 제련, 정제, 전구체·양극재 및 셀 생산을 위한 합작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합작공장은 공정 별로 각각 세워진다.
광산채굴 및 제련 등은 업스트림은 북말루쿠(North Maluku), 배터리 셀 생산 등 다운스트림은 서부자바(West Java) 델타마스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채굴과 제련 및 정제를 제외한 대부분의 공정을 서부자바 델타마스 지역에 짓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배터리 셀 생산은 LG에너지솔루션이 단독으로 맡을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배터리산업 생태계 육성을 위해 인도네시아 국영기업 컨소시엄의 참여 가능성도 열려 있다.
투자 비율은 각 공정별로 LG에너지솔루션과 컨소시엄에 속한 인도네시아 기업들이 조인트벤처를 만들어 조율하기로 했다. 배터리 업스트림 공장은 LG에너지솔루션과 포르타미나(Pertamina)가 4대6으로 투자하는 방식이다.
컨소시엄 주축은 LG에너지솔루션이 맡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 배터리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배터리 소재를 효율적으로 공급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미래 먹거리로 동남아 전기차 배터리 허브를 만들 필요성도 대두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이 프로젝트에 뛰어든 이유로 꼽힌다.
LG상사는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니켈 광산 채굴 작업에 참여한다. LG상사는 그랜드 패키지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가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되면 배터리 셀 제작에 필요한 광산 제련, 양극재 생산에 투입될 예정이다. 최근 포스코는 미래 먹거리로 ’2차 전지 소재‘에 주목하며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국내 굴지의 회사가 손을 잡고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건 그만큼 인도네시아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는 방증이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니켈 광석 생산국으로 확인된 매장량만 6억 9800만t에 이른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2030년 ‘전기차 산업 허브’가 되는 것을 목표로 친환경차 산업을 육성하고 있어 세제 혜택도 풍부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