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셋값 오름폭 더 확대

수급 불균형도 역대최고…당분간 악화일로

올해 전세시장은 ‘브레이크 없는 열차’처럼 폭주했다. 전셋값 상승에 전세수급 불균형, 전세가율 상승까지 관련 지표는 수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안정적인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한국부동산원의 전망이 빗나간 것이다.

특히 지난 7월 말 시행된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은 전세난 악화의 촉매제가 됐다. 임대임과 임차인 간의 갈등으로 각종 분쟁까지 촉발됐다. 그야말로 ‘대란’이었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아파트 전셋값은 임대차법 통과를 기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11월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전달보다 1.02% 상승했다. 1%대 상승폭을 기록한 건 2011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도 8월께 전월 대비 0.81%에 상승하더니 11월엔 1.09%의 오름폭을 기록했다. 특히 고양·용인·남양주 등의 전셋값 상승이 가팔랐다.

전세수급동향 추이도 비슷하다. 전국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1월 기준 114.2로 1년 새 26.4포인트 급증했다. 서울과 수도권도 같은 달 각각 128.8, 122.4로 역대 최고 수준을 보였다. 전세수급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전세를 구하는 사람이 내놓는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임대차법은 되레 임차인에게 고통과 부담이 됐다. 전세수급 불균형은 심화됐고 집주인 우위가 더 공고해졌다. 세입자 면접을 요구하거나 대놓고 이면계약을 주문하는 집주인까지 생겼다. 임대인 입장에서도 재산권을 무리하게 침해받는다는 불만이 크다. 임대차법이 소급 적용되면서 집을 비워주겠다던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무기로 이사비나 위로금을 요구하는 사례도 나왔다.

정부가 임대인과 임차인의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거세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전세수급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임대차법까지 시행되면서 수급 불균형이 통제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전세난은 당분간 악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공급 확대도, 수요 감소도 요원하기 때문이다. 김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