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루 사망자 13명 최다…위중증 환자도 200명 넘어
갈수록 병상 수 부족해져…확진 후 대기하는 대구 사례 나올 수도
전문가 “무증상자 찾는 것보다 지금은 사망자 줄이는 것이 중요”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갈수록 최악의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최근 1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 수는 처음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기준에 진입했고, 위증증 환자와 사망자도 급증하면서 의료시스템이 붕괴 직전에 놓였다.
방역당국은 중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병상 수를 확보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현재의 확산 속도를 따라잡는데 역부족인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검사 수를 늘려 무증상자를 선제적으로 걸러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중환자 치료에 더 집중할 때라고 조언한다.
▶사흘만에 다시 1000명대…‘거리두기 3단계’ 기준에 들어서=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078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는 지난 13일 처음으로 1000명대를 기록한 이후 잠시 700~800명대까지 떨어졌으나 사흘 만에 다시 1000명대로 증가했다.
이 같은 확산세는 한동안 잠잠했던 종교시설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속출하는 데다 감염 취약시설인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한 검사에서도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주요 사례를 보면 서울 강서구 성석교회(누적 168명), 경기 부천시 효플러스요양병원(117명), 남양주시 별내참사랑요양원·주야간보호센터(33명), 충남 당진시 나음교회(104명), 부산 동구 인창요양병원(63명), 울산 양지요양병원(206명) 등 전국 곳곳에서 확진자가 쏟아졌다.
특히 최근 1주간 지역발생 신규 확진자는 하루 평균 860.7명꼴에 달해 처음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기준(전국 800∼1000명 이상 또는 더블링 등 급격한 증가시)에 진입했다.
▶이틀간 사망자만 25명…요양병원 집단감염에 위중증 환자도 급증=신규 확진자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신규 확진자 발생 장소가 고령자나 기저질환자가 많은 요양시설이 많아 앞으로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5일에만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12명에 달한다. 직전일인 14일에도 13명이 사망했다. 이틀간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만 25명이다. 앞선 1·2차 유행 당시에도 사망 사례가 하루 8∼9명까지 나오기도 했지만 이처럼 연일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중증 환자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위중증 환자는 97명이었으나 2일 101명으로 100명을 넘어서더니 이후 일별로 117명→116명→121명→125명→126명→134명→149명→172명→169명→179명→179명→185명→205명을 기록해 200명 선을 넘었고 이날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226명까지 늘었다.
이에 병상은 점점 포화 상태로 가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으로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당장 입원할 수 치료 병상은 전국에 총 43개뿐이다. 신규 확진자의 70% 이상이 몰려있는 수도권에는 5개(서울 4개, 경기 1개)밖에 남지 않았다. 이마저도 서울에서 전날 2개가 추가로 소진되면서 이제 남은 병상은 3개에 불과하다. 중환자와 별개로 코로나19 확진 후 2일 이상 입원·입소를 대기 중인 확진자도 268명에 달한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최우선 과제는 어떻게든 환자 증가 추세를 반전시킴으로써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을 막고 의료체계를 보전하면서 향후 이뤄질 치료제·백신 확보 및 사용을 통해 확진자 발생을 통제하는 것”이라며 “코로나19 유행 전파의 길목을 차단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숨은 감염자 선별도 중요하지만 사망자 줄이는 것이 급선무”=이렇게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가 늘어나면서 전문가들은 숨은 감염자를 찾기 보다 사망자를 줄이는 것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의 문제는 의료붕괴다. 무증상은 생활치료센터 그러니까 교육원이나 수료원을 전환시켜서 어떻게든 늘릴 수 있다”며 “가장 심각한게 생명이 오락가락하는 위중증 환자를 수용하는 음압유지 격리병상을 갑자기 늘릴 수 없다는 것이다. 겨울 대유행을 대비해서 준비를 해야한다고 경고를 해왔는데 이제와서 ‘올해말까지 만개의 병상을 만들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상황이 심각해지면 대구에서처럼 고령자 등이 입원 대기 중 사망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며 “대기자가 많아지면 중증도나 고위험군 여부와 상관없이 대기하는 상황이 올 수 있고, 진단까지 오래 걸린 경우 집에서 갑자기 상태가 나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교수는 병상 확보와 관련해 “응급 수술 외 급하지 않은 수술을 줄여 상급종합병원이 중환자 병상을 확보하도록 하고 종합·대학병원이 거점형 전담병원으로 숙련된 의사·간호사 인력을 파견할 수 있도록 정부가 구체적인 논의를 끌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