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정경심은 나같은 순수 문학가, 억울함 없길”…탄원서
[연합]

[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소설 ‘태백산맥’의 조정래 작가가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장인 임정엽 부장판사에게 탄원서를 제출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작가는 지난달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 권성수 김선희)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날 경기신문이 공개한 탄원서에서 조 작가는 탄원서를 쓰게 된 계기에 대해 “여러 번 숙고하다가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된 것은 정경심 교수의 사건 때문”이라며 “정 교수가 저와 같은 순수한 문학가로서 그동안 당해온 고통이 너무나 가혹하고 훼손된 명예가 너무나 애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조 작가는 “영미권으로 유학을 가면 60~70%가 박사 과정을 포기한다. 더구나 영문학 전공은 더욱 어려워 90%가 포기하거나 전공을 바꾼다”며 “그럼에도 정 교수가 영국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것은 그가 순수한 열정을 치열하게 바쳐 학문 연구를 한 문학자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 교수는 지난 한 해 동안 영육의 고통을 당한 것만이 아니다. 오해의 험담과 곡해의 악담 속에서 ‘사회적 형벌’까지 당해야 했다”며 “부군인 조 교수와 아들과 딸까지 많은 언론들의 지나친 취재와 악의적 보도, 그리고 전 가족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적 수사로 온 집안이 망가지는 멸문지화를 당했다”고 호소했다.

조 작가는 “바른 마음을 가진 이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이 조 교수 일가족을 향한 검찰의 행위가 ‘표적수사’이고 ‘과잉수사’라고 입 모아 비판하고 있다”며 “정 교수가 아무 억울함 없이 자유의 몸이 되어 이 나라 문학 발전을 위해 그 능력을 맘껏 발휘할 수 있도록 하여 주시기를 거듭 바란다”고 재판부에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바른 마음을 가진 이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은 조 교수 일가족을 향한 검찰의 행위가 ‘표적수사’이고 ‘과잉수사’라고 입을 모아 비판하고 있다”며 “검찰의 부당행위를 돌이킬 수 있는 능력과 힘은 법원만이 소유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정 교수가 하루 빨리 억울함 없이 자유의 몸이 되어 이 나라의 문학 발전을 위해 능력을 맘껏 발휘할 수 있도록 해 주길 거듭 바란다며 글을 마쳤다.

정 교수에 대한 선고기일은 오는 23일 오후 2시 진행된다.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기일에서 정 교수에게 징역 7년과 벌금 9억원, 추징금 1억6400여만원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