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부장·과장 대신 '책임·선임'으로 축소
SK이노베이션, 내년 ‘프로페셔널 매니저’ 도입
수평적 문화 조성, 젊은 직원 성장기회 보장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지난 2006년 SK텔레콤이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으로 이어지는 고전적 직위체계를 폐지하고 모두 '매니저'로 통일한 이후 15년이 지난 지금 기업들의 직급 개편은 계속되고 있다.
과거 SK텔레콤의 파격적인 시도를 낯설어 하거나 부정적으로 받아들였던 국내 기업들은 변화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에 맞춰 수평적인 문화를 조성하고, 젊은 직원들의 성장 기회를 적극 보장하기 위해 직급 개편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기존 6단계(4을 사원-4갑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로 운영하던 사무기술직 직위·호칭체계를 3단계(사원-선임-책임)’로 간소화했다. 젊은 직원들이 직급에 갇히지 않고 수평적인 문화 속에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다.
SK이노베이션도 기존 대리-과장-부장 등의 직급과 호칭은 폐지하고, PM(프로페셔널 매니저)으로 통일해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삼양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임원의 호칭을 BU장, PU장 등 직무 중심의 새로운 체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차도 지난해 '이사대우-이사-상무'를 모두 상무로 통합해 대폭 축소하고, 사원과 대리는 '매니저', 과장-차장-부장은 '책임매니저'로 통일해 부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월부터 '사원-선임-책임-수석'으로 나뉘어 있던 기술사무직 전 직원의 호칭을 TL로 통일했다. TL은 ‘기술 리더(Technical Leader)’와 ‘재능있는 리더(Talented Leader)’의 중의적인 표현이다.
각 기업들은 직위체계 개편과 함께 인사평가 방식도 대대적으로 뜯어고치고 있다. 서열과 연차를 중시하던 기존 연공 중심에서 탈피해 매년 업적과 성과를 기반으로 보상체계를 도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사평가의 공정성을 높이고 직원들의 동기부여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기업들의 직급 간소화를 두고 일각에서는 고직급화로 인해 누적된 고위직 적체 현상을 해소하고, 동시에 고임금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회사의 고육직책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고위 직급들의 반발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인재 경영과 성과 중심의 보상체제라는 기업들의 경영 전략이 대세가 된 만큼 앞으로 직급 개편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