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을의 눈물” 닦겠다며 신설
프랜차이즈·마트·백화점의 유통구조 감시
한시조직 탈피…평가 연장된 기업집단국과 대비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소상공인을 갑질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직이 2년 만에 정규조직으로 격상된다. 이례적으로 빠른 기간 내 한시조직에서 탈피한 것으로 '갑을관계 개선'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1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 소속 유통정책관(국장급)은 오는 15일부터 정규조직으로 전환된다. 행정안전부의 정부 부처 신설기구 성과 평가를 통과한 결과다.
유통정책관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공정위원장 재직 시절인 2018년 10월 "을의 눈물을 닦겠다"며 기업거래정책국에서 가맹‧유통 분야 업무를 분리해 신설한 조직이다. 가맹거래과와 유통거래과, 대리점거래과, 가맹거래조사팀을 총괄한다.
2년 만의 정규조직화는 이례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행안부의 정부조직 성과평가제에 따라 신설조직은 원칙적으로 2~3년 한시적으로 만들어진다. 존속 기간이 끝나면 '행정기관의 조직과 정원에 관한 통칙'에 따라 평가를 받아야 한다. 평가 결과, 성과를 냈거나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정규조직으로 전환된다. 성과가 미흡하면 해체된다. 최근에는 통상 평가기간을 2년 더 연장해 4년 만에 정규조직으로 승격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재벌개혁의 선봉장 역할을 하는 공정위 기업집단국은 2017년 9월 신설됐지만 지난해 9월 정규조직이 되는 데 실패했다. 행안부의 성과 평가에서 정규조직화 대신 평가기간이 2년 더 연장됐다.
유통정책관은 소상공인 보호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주로 모범규준, 제도개선 등 연성규범을 통해 성과를 거뒀다.
먼저 프랜차이즈 분야의 개혁이 돋보였다. 지난해 1월 공정위는 가맹본부가 의무적으로 흔히 유통마진, 물류마진이라고 불리는 차액가맹금을 공개하도록 했다. 통행세, 폭리 등 문제를 없애고 장기적으로는 로열티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한 차원이다.
또 계약기간이 10년을 넘긴 가맹점이 중대한 계약 위반이나 영업 평가 미달 등 귀책사유가 없다면 가맹본부가 계약 연장을 거부할 수 없게 했다.
편의점의 경우 50∼100m 내 경쟁사가 있다면 새 점포를 내지 못하도록 하는 '자율규약'을 맺었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에 대해선 세일 행사를 할 때 판촉 비용의 50% 이상을 부담하도록 했다. 지침 개선 당시에는 업계 반발이 컸지만 새 관행이 안착하는 모습이다.
다만 입법 성과는 아쉽다. 공정위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를 지난 11월 마쳤고 내년 초 정부 발의를 할 예정이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할인행사를 하려면 미리 일정 비율이 넘는 점주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신규 프랜차이즈 본부가 가맹점을 모집하려면 직영점을 1년 이상 운영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지난 20대 국회서 의원 입법으로 추진하려다 자초되자 이번엔 정부 입법으로 시도하는 것이다.
앞으로 비대면 거래구조를 개선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성욱 공정위 유통정책관은 "유통환경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판촉방식, 비용전가 등 거래구조도 바뀌고 있어 새로운 환경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