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 해제는 지점에서만
카드·급여이체 등 요구해
인뱅, 한도 높고 해제 쉬워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은행 앱을 통해 비대면 계좌를 만든 A씨는 근무 중 급히 200만원을 보내기 위해 이체를 시도했다. 하지만 이체한도가 30만원이라 거래를 할 수 없었다. A씨는 급히 인근 영업점으로 뛰어가 은행이 요구한 자동이체 3개를 등록하고서야 한도제한을 풀 수 있었다.
은행들이 디지털 거래 확대를 위해 비대면 계좌 서비스를 늘리고 있지만, 정작 고객들이 쓸 수 있는 거래는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이체 및 출금 가능 금액을 대부분 30만원으로 설정해놓고, 한도를 풀기 위해서는 영업점을 방문하도록 해서다. 은행지주 회장들과 은행장들이 디지털 혁신을 주문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영업점 실적을 위해 고객불편을 외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바일뱅킹 서비스로 비대면 계좌를 만들 때 대부분의 은행들이 이를 한도제한계좌로 관리한다. 사별로 다르지만, 대부분의 출금 및 이체한도를 30만원으로 통제한다. 창구를 직접 방문하더라도 100만원까지로 정한 곳이 상당수다. 한도를 풀려면 직접 영업점에 금융거래목적확인서나 증빙서류 등을 제출해야한다.
시중은행들은 대포통장,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를 막기 위해서는 빡빡한 규정을 요구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대포통장이 일정 기준 이상 발생하면 은행 임직원들이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하지만 같은 은행업을 영위하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다르다. 한도제한 계좌라도 한도가 더 높다. 카카오뱅크의 모바일앱 이체한도는 200만원, ATM으로 출금 및 이체하면 100만원까지 가능하다. 앱으로 고객이 관련 서류를 찍어 제출하면 서류검토 후 한도제한이 풀린다. 케이뱅크도 마찬가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은 고객층이 달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렵다”며 “금융취약계층을 위해서라도 실명확인을 꼼꼼히 해야해서 현재 기준을 바꾸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고객들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한 고객은 “편하게 거래하려고 비대면계좌를 개설했는데 정작 제대로 이용할 수 없으니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비대면 계좌 한도제한을 푸는 과정에서 각종 부가거래를 일으키기 위한 의도가 아닌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A씨 사례를 봐도 해당 은행은 급여이체 뿐 아니라 카드 실적, 자동이체 연동 등을 요구했다. 하나 같이 은행 실적에 도움이 되는 거래들이다.
다만 일부 변화 조짐은 감지된다. NH농협은행은 지난 10월부터 신용도가 높거나 여수신 실적이 좋은 일부 고객에 한해 영업점 방문 없이 한도제한을 풀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우리은행도 고객들의 불편함을 덜기 위해 이같은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