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 질리나공장 차체·엔진 설비 ‘업그레이드’
스마트스트림ㆍ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직접 생산
“기아차 유럽 판매 비중 4분의 1 이상이 친환경 모델”
연구 개발은 한국ㆍ생산은 현지 ‘투트랙 전략’ 가속화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기아자동차가 유럽 전진기지에 1000억원 규모의 엔진공장을 증설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급증하는 친환경차 수요에 대응해 유럽 전략형 모델 ‘씨드’를 비롯한 다양한 신차의 파워트레인을 현지 생산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11일 기아차 유럽법인은 슬로바키아 질리나공장 내 차체 및 엔진과 관련된 생산설비를 증설하고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아차 전 라인업으로 확대 중인 ‘스마트스트림(Smartstream)’ 내연기관 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조합된 내연기관 엔진이 유럽 현지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7000만 유로(924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투입된 공장 증설은 애초 지난 3월에 계획됐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세 달 뒤인 6월부터 시작됐다. 마무리 역시 8월 말에서 12월로 미뤄졌지만, 내년 이후 생산되는 계획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설비는 차세대 내연기관을 비롯해 하이브리드와 순수전기 엔진 생산을 아우른다. 세 개의 엔진 생산라인이 소형·고효율·하이브리드 호환 엔진을 담당하고, 네 번째 라인에서 스마트스트림 1.6 디젤 엔진을 생산하는 체계다.
현지에서 직접 생산되는 4기통의 1.5리터 카파 및 1.6리터 감마 T-GDI 엔진은 차세대 유럽 전략모델에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기아차의 미래 전략 중 하나인 ‘에코다이내믹스(EcoDynamics)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통합되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유럽에서 주목받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독자 모델의 점유율 확대가 기대되는 이유다.
생산은 현지에서 이뤄지지만, 기아차 글로벌 R&D 본사인 남양연구소에서 설계하는 ‘투트랙 전략’은 그대로 유지된다. 연구팀은 현재 하이브리드 방식과 순수전기를 조합한 새로운 내연기관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유럽에서 판매되는 라인업 구성의 효율성도 개선된다. 현재 기아차는 현지에서 판매되는 씨드 PHEV 모델을 제외한 쏘울 EV, 니로 HEV·PHEV·EV, 쏘렌토 HEV·PHEV 등 대부분 모델을 국내에서 완성차 형태로 수출하고 있다.
글로벌 공장별 라인업 조정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업계는 내년 기아차의 전용전기차 CV(프로젝트명)와 스포티지 HEV가 유럽 현지에 출시되는 시점에 전체적인 생산 계획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면 관련 모델의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 현대·기아차는 유럽 현지에서 전기차 점유율을 늘리며 전동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EV 세일즈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현대차 코나 EV는 판매량 5441대로 유럽 현지에서 3위에, 기아차 니로 EV는 3938대로 5위에 올랐다.
누적 판매 기준으로는 코나 EV(3만1832대)가 3위에, 니로 EV(23847대)가 7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내연기관 모델을 포함해 유럽시장 연간 점유율이 사상 처음으로 7%를 웃돌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기아차 유럽법인 최고 운영책임자 에밀리오 헤레라(Emilio Herrera)는 “현재 유럽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의 4분의 1 이상이 전기화와 관련된 모델”이라며 “시설 증설로 인한 새로운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통합을 통해 유럽시장에서 기아차의 최신 파워트레인 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