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1. 최근 미국 뉴욕주 맨해튼의 한 럭셔리 아파트(미드타운 157 웨스트 57번가, One57) 보유자가 최소 1200만달러(약 130억원)의 손실을 보고 매도했다는 소식이 현지 시장 보고서를 통해 알려졌다. 지난 2014년 3400만달러에 구입했는데, 2200만달러에 매물로 내놨고, 지난주 계약이 체결됐다는 내용이다.
#2.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핵심 조직인 자산운용 사업부를 플로리다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기업 사냥꾼'으로 유명한 칼 아이컨의 투자회사, 억만장자 헤지펀드 투자자 폴 튜더 존스, 데이비드 테퍼 등도 최근 사무실을 뉴욕에서 플로리다로 이전했으며, 행동주의 사모펀드 앨리엇매니지먼트는 내년 이전을 예고했다.
주거용, 상업용 구분 없이 뉴욕 맨해튼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주거용은 코로나19 이후 감염 위험이 높은 도심에서 탈출하려는 움직임이 가격 하락을 이끄는 모습이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거래량은 전년의 반 토막이 났고, 등록 매물의 할인폭은 10%가 넘는다. 특히 럭셔리 아파트의 하락폭이 크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체 더글라스 엘리먼은 현재 매물로 나온 고급 아파트가 시장에서 소화되는 데에는 3년 가까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오피스 빌딩도 마찬가지다. 맨해튼 직장인의 10%만이 사무실로 출근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원격 근무 노하우를 쌓은 상황에서, 세금 부담도 높고 고급 인력들의 탈출까지 이어지는 맨해튼을 기업들은 굳이 고집하지 않을 것이다. 향후 공실률 증가 우려는 자산 가치를 끌어내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한국 투자자들을 이런 맨해튼으로 유혹하는 손길이 뻗치고 있다. 미국과 유럽 투자자들을 거쳤음에도 매물이 소화되지 않자, 대체투자 시장의 '마이너'인 한국 투자자들에게까지 딜이 밀려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로 기관투자자들이 접근하는 오피스빌딩은 그나마 상대적으로 우려가 적다. 문제는 주거용 부동산이다. 국내 부동산 규제에 지쳐 해외로 눈을 돌린 고액 자산가들이 맨해튼 거품 붕괴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다.
최근 한달 사이만 보더라도, A증권사는 맨해튼 럭셔리 아파트를 건물 통째로 사들여 고액 개인자산가들에게 상품으로 판매할 계획을 세웠고, B운용사는 1조원에 달하는 럭셔리 아파트의 소수지분을 인수할 계획으로 증권사 영업에 나섰다. 다행히(?) 두 투자자 모두 대체투자에 전문성을 쌓아온 터라, 내부 투자심의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거나 매도자 측 눈높이가 높다며 협상을 중단했다. 하지만 넘치는 유동성에 기대려는 부동산 비전문가들에 의해 여전히 많은 맨해튼 딜이 검토되고 있다.
충분한 검증과 합리적인 협상을 거친다면, 언젠가는 '저가 매수'였다고 평가될 좋은 기회가 될수도 있겠다. 하지만 단순히 '센트럴파크가 보이는데, 평당 가격이 강남보다 싸다'는 논리로 접근하기에는 맨해튼 시장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적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