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씩 발언해도 열흘

‘테러 방지법’ 기록 깨나

與, 여론·상황 따라 대응

박형수·이영·전주혜·이주환 등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11일 오전 국회 소통 관에서 초선 의원 전원이 무제한 토론에 참가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박형수·이영·전주혜·이주환 등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11일 오전 국회 소통 관에서 초선 의원 전원이 무제한 토론에 참가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국민의힘 초선 의원 58명 전원이 국가정보원법과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 본회의 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에 나서기로 했다. 역대 최대 규모, 최장 시간의 필리버스터를 예고한 것이다. 국회 본회의 토론이 중단없이 연말까지 이어지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역대 최장 기록은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 등 의원 38명이 지난 2016년 2월23일부터 3월2일까지 이어간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다. 모두 192시간 25분이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이 한 명 당 4시간씩 발언해도 열흘이 소요되는 만큼, 이 기록도 갈아치울 가능성이 상당하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11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터 전원 철야 필리버스터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집권여당과 문재인 독재 권력은 180석 힘을 믿고 온갖 불법과 탈법으로 모든 법안을 독식하고 있다”며 “국회법에 보장된 상임위원회 소위, 법제사법위원회 절차를 무시하면서 야당을 밟아 없애고 있다. 권위주의 독재시절보다 못한 이 상황을 참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저항인 필리버스터를 통해 처절하게 국민에게 부르짖고 있다”며 “국민의 힘으로 독재의 성을 무너뜨리고, 문 정부의 국정농단을 심판하고, 대한민국을 정상으로 돌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초선 의원들은 야당의 비토권을 없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국정원이 갖는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하는 내용의 국정원법 개정안, 일명 '김여정 하명법'으로 이름 붙인 '대북전단 금지법' 등을 악법으로 규정했다.

이들은 "히틀러의 (독일)나치당도 합법적으로 권력을 잡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며 "절반도 되지 않는 내 편만 국민으로 여기면서 자신들의 서푼짜리 권력을 유지하고 이를 20년, 30년, 50년 이어가겠다는 문 정부를 막아서겠다"고 했다.

박형수·이영·전주혜·이주환 등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11일 오전 국회 소통 관에서 초선 의원 전원이 무제한 토론에 참가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박형수·이영·전주혜·이주환 등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11일 오전 국회 소통 관에서 초선 의원 전원이 무제한 토론에 참가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필리버스터 대응의 공을 넘겨받은 민주당은 일단 야당에 충분한 토론 기회를 보장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전날 "필리버스터 법안에 대해 충분히 의사 표시를 보장해 달라는 야당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필리버스터 강제종결 건을 보류했다.

민주당(174석)은 애초 열린민주당(3석), 여당 성향 무소속(5명) 등과 함께 국정원법 필리버스터가 시작되면 국회법을 참고, 24시간 뒤 이를 종결시킨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정의당의 반발과 '거여 독주'란 비판이 나오자 전략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앞으로 필리버스터 진행 상황을 보고 종결 시점 등을 판단할 방침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전날부터 국정원법 개정안을 놓고 필리버스터에 돌입한 상태다. 이철규(재선) 의원에 이어 조태용(초선) 의원까지 바통을 받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