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따른 펜트업 수요 이연…전년比 14%↑

위생 강조한 ‘스팀가전’ 주도 ‘빠른 회복세’

최대 매출처인 한국 시장 감소와 대조적

올해 월풀 제치고 세계 가전 1위 등극할지 주목

영국 프리미엄 백화점 ‘존 루이스’에 입점한 LG전자 의류관리기 스타일러를 현지 고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LG전자 제공]
영국 프리미엄 백화점 ‘존 루이스’에 입점한 LG전자 의류관리기 스타일러를 현지 고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LG전자 제공]

[헤럴드경제 천예선 기자] LG전자가 올해 3분기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생활가전 매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세계경기 침체 속에서도 위생을 강조한 스팀가전 등 신(新)가전을 중심으로 양대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에서 빠른 회복세를 보인 결과로 풀이된다.

17일 LG전자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 생활가전(H&A) 사업부의 글로벌 4대 시장(한국, 북미, 아시아, 유럽) 가운데 북미와 유럽의 3분기 누적 매출이 두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북미 시장의 3분기 생활가전 매출은 4조3431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3조8509억원) 보다 12.7% 증가했다. 유럽도 1조2121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652억원) 대비 13.8% 늘었다.

반면 LG전자의 최대 매출처인 한국은 5조4145억원으로 한 해 전(5조7700억원)보다 6.2% 줄었다. 올 여름 날씨가 예상보다 무덥지 않아 에어컨 판매가 지난해보다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도 매출 2조662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2조9652억원)보다 10.2%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에 따른 펜트업(pent up·억눌린) 수요가 한국, 아시아 보다 유럽, 미국 시장에서 더욱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가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선전한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집콕(집에 머무름)’ 영향으로 생활가전이 판매호조를 보인 가운데 현지 록다운(봉쇄)에 따른 2분기 펜트업 수요가 3분기로 이연된 데 따른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대형 가전 매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5월까지 폐쇄된 바 있다.

특히 LG전자는 현지에서 스타일러와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스팀 가전으로 대표되는 신가전의 온택트(온라인+비대면) 마케팅을 강화해 판매를 끌어올렸다. 여기에 안정적 조업률 유지와 체계화된 공급망 관리도 호실적에 기여했다.

북미와 유럽 시장의 약진은 LG전자 생활가전 사상 최대 분기 매출(6조1558억원)과 3분기 최대 영업이익(6715억원)도 견인했다.

특히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이전까지 생활가전의 연간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은 적은 없었다. 영업이익률 역시 10.9%로 사상 처음으로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미국 최대 유통매장 베스트바이에 전시된 LG전자 식기세척기를 현지인들이 살펴보고 있다. [LG전자 제공]
미국 최대 유통매장 베스트바이에 전시된 LG전자 식기세척기를 현지인들이 살펴보고 있다. [LG전자 제공]

이에 따라 LG전자가 올해 세계 최대 가전업체인 미국의 월풀을 제치고 최종 1위를 차지할 지 주목된다. 올 1~9월까지 LG전자 생활가전 매출은 월풀보다 약 3400억원 많았다. 작년 LG전자는 상반기 매출에서 월풀을 넘어섰지만, 4분기 블랙프라이데이 특수에 밀려 연간 매출 1위는 월풀에 역전패 당했다.

LG전자는 첨단 기술과 디자인 고급화 전략으로 승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는 초(超)프리미엄 빌트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을 유럽 최초로 오픈하기도 했다. 글로벌 1위 빌트인 시장인 유럽(시장점유율 38%)을 집중 공략하기 위해서다. 또 지난달에는 공간 인테리어 가전 ‘오브제컬렉션’도 새롭게 론칭했다.

LG전자 관계자는 “4분기는 건강관리 가전과 함께 ‘오브제컬렉션’ 등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