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AP·D램·낸드플래시 적층식 패키지로 묶어 부피 줄여 열에 약한 낸드플래시 단점 보완 손목용 스마트기기 기어S 등에 탑재
아직도 스마트폰을 오래 쓰다보면 열이 난다. 스마트폰 혁명 이후 IT업계가 가장 눈독을 들이는 분야가 일상의 거의 모든 분야를 디지털로 관리할 수 있는 웨어러블(wearable) 기기다. 그런데 몸에 입고 착용하는 IT기기가 너무 큰데다 열까지 난다면 어떨까? 아마 입고 차기를 꺼릴 수 밖에 없을 게 분명하다.
그래서 스마트 기기의 크기를 줄이고 열까지 없앨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삼성전자가 최근 열린 ‘한국전자산업대전(한국전자전ㆍKES) 2014’에서 선보인 웨어러블 메모리, 정식제품명은 ‘ePOP(embedded Package on Package)’이다.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ㆍ모바일 D램ㆍ낸드플래시를 하나의 패키지에 묶은 제품이다.
과거의 PC에는 CPU(중앙처리장치)ㆍD램ㆍ저장장치(HDDㆍ하드디스크드라이브)가 각각 따로 들어갔다. PC보다 크기가 적어진스마트 기기에도 ‘모바일 AP+모바일 D램(POPㆍ패키지온패키지)’가 각각 ‘D램+낸드플래시(MCPㆍ멀티칩패키지, D램에 플래시메모리를 적층한 제품)’ 형태로 따로 들어갔다.
하지만 부피가 스마트폰보다 더 작아진 ‘기어S’ 같은 웨어러블 기기에는 두 개의 칩을 모두 넣을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 웨어러블 메모리는 이 같은 POP와 MCP를 하나의 칩으로 붙였다. 게다가 낸드플래시의 장점인 대용량의 저장공간까지 확보할 수 있다. 단순히 두 칩을 하나로 붙이는 게 뭐 어렵느냐 싶지만, 그렇지 않다.
낸드플래시는 소비전력이 적고 성능과 속도가 우수한데다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 비휘발성이 있다. 하지만 열을 받으면 데이터가 손상되는 게 단점이다. 그런데 인터넷, 모바일 메신저 등 각종 앱을 한꺼번에 돌리면 컴퓨터의 CPU 역할을 하는 모바일 AP는 많은 전기적인 부하를 받아 열을 내뿜게 된다.
삼성전자는 이 문제를 해결했다. 웨어러블 메모리는 10나노급 32기가비트(Gb) 낸드플래시(용량 4GBㆍ기가바이트)와 20나노급 4기가비트 LPDDR3 모바일 D램(512MBㆍ메가바이트)을 적층한 메모리 패키지로, 높은 열을 내는 모바일 AP 위에 직접 쌓아 하나의 패키지로 만들어졌다. 낸드플래시가 내열성(耐熱性)을 갖게됐다는 뜻이다. 게다가 12㎜×12㎜ 크기 AP와 11.5㎜×13㎜인 eMCP를 결합한 웨어러블 메모리의 크기는 10㎜×10㎜에 불과하다. 크기가 큰 부품을 결합해 더 작아진 패키지를 만든 ‘마술’이다.
통화가 가능하고, 듀얼코어 1㎓의 모바일 AP, 4GB 저장 메모리, 512MB 램(RAM)의 ‘짱짱한 스펙’을 갖추고도 두께 1.25㎝, 무게 84g에 불과한 속목형 스마트기기 ‘기어S’가 가능했던 것도 바로 이 웨어러블 메모리 덕분이다.
굉장한 기술인 만큼 핵심 내용은 철저히 보안에 붙여져 있어 일반인들이 알 수 없다는 점은 아쉽다. 다만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나노미터 단위의 공정, 소재 설계, 기술 등 여러 가지가 결합돼 이 같은 크기와 열의 한계를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신상윤 기자/
ke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