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센터 신흥국 리스크요인 점검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내년에도 신흥국 경제에는 먹구름이 낄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국제금융센터는 ‘2021년 신흥국 경제전망 점검’을 통해 내년 주요 신흥국들이 코로나19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국제금융센터가 꼽은 신흥국 경제의 리스크 요인은 ▷재정·부채 리스크 ▷통화정책 한계 ▷지정학적 긴장·정치불안 등이다.
무엇보다 신흥국의 재정적자는 핵심적인 취약요인이다. 이미 올해 주오 신흥국의 재정건전성은 눈에 띄게 나빠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신흥국 통합재정수지 전망에 따르면, 올해 1월 국내총생산(GDP) 대비 -5.0%였으나 지난달 전망에선 -9.2%로 확대됐다. 이는 정부의 수입보다 지출폭이 커졌다는 의미다.
빠르게 불어난 정부 부채도 부담이다. IMF는 지난달 경제전망에서 올해 신흥국 정부의 빚 규모가 작년과 견줘 12%포인트(p)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브라질(GDP 대비 103%), 인도(90%), 남아공(83%)의 정부부채는 내년에도 증가세가 이어지겠고 칠레,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도 19년보다 10%p 이상 부채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신흥국들은 팬데믹으로부터 경기 회복을 위해 막대한 돈을 풀었다. 다만 이들의 양적완화의 ‘지속 가능성’엔 의문부호가 붙는다. 이미 대다수 신흥국들의 정책금리는 사상 최저수준(실효하한)에 도달했다. 브라질 등 주요국 기준금리는 10월 이후 동결됐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백신과 치료제 등장이 늦춰지거나 물가 상승세가 확대된다면 이들 정부는 추가 경기부양 카드를 꺼낼 여력이 좁아질 수 있다.
지역별로 지정학적 이슈도 잠재적인 위험 요인이다. 대표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은 약화되겠지만, 온전히 사라지질 않을 공산이 높다. 앞으로의 분쟁 양상에 따라 신흥국 내 투자환경은 달라질 수 있다. 브라질, 멕시코의 고질적인 정치불안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투자를 꺼리게 만드는 배경이다.
이런 리스크 요인을 종합해 국제금융센터는 “팬데믹 불확실성과 내재적 취약성이 지속돼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성장 동력을 회복하기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미 신흥국의 성장 경쟁력은 떨어진 모양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터널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2010년 신흥국(중국 제외)과 선진국의 평균 경제 성장률은 각각 7.5%, 2.6%였다. 반면 내년 신흥국-선진국의 경제성장률은 5.2%, 5.0%로 좁아졌다.
노무라증권은 신흥국 경제를 두고 “거시 펀더멘털이 크게 약화된 신흥국의 경우, 대외자금 유입이 크게 줄면 중앙은행의 외화자산도 동반 축소되어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유동성 경색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