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울산공장서 노조지부장과 오찬

패러다임 전환기 완성도 제고에 방점

기아차 등 노무 이슈 해결 행보 관심

계열사간 신기술 시너지 최대과제로

지난달 30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친환경 미래차 현장방문’ 행사 종료 후 현대차그룹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현대차 공영운 사장, 알버트 비어만 사장, 이상수 지부장, 정의선 회장, 하언태 사장, 이원희 사장, 기아차 송호성 사장. [현대차그룹 제공]
지난달 30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친환경 미래차 현장방문’ 행사 종료 후 현대차그룹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현대차 공영운 사장, 알버트 비어만 사장, 이상수 지부장, 정의선 회장, 하언태 사장, 이원희 사장, 기아차 송호성 사장. [현대차그룹 제공]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지난달 30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노조와 만난 건 완성차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과 맞물린 발전적인 노사 관계 전환 시도로 분석된다. 자동화로 대변되는 미래차 시대에 효율적인 인력 배치와 품질력 향상이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로 도약하는 전제라는 계산이 깔려있다.

이번 만남이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친환경 미래차 현장방문’ 이후 성사된 자리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 크다. 정 회장과 이상수 현대차지부장을 비롯해 현대차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중심으로 4차 산업과 모빌리티 사업 간 연계성을 부여하려는 발언이 주를 이뤘던 이유다.

긍정적인 시너지는 계속되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임금 협상에서 11년 만에 임금을 동결하는 등 전향적인 결과를 도모했다. 2년 연속 무분규 합의였다. 매년 임금 협상 과정에서 반복됐던 파업도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상생 경영의 필요성은 더 커졌다. 노사가 임금 협상 과정에서 채택한 ‘노사 공동발전 및 노사관계 변화를 위한 사회적 선언’도 같은 맥락이다. 정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코로나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부품사를 지원하려는 목적인 ‘상생 협력 프로그램’도 그룹 차원으로 확대 운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정 회장의 적극적인 행보로 내년 현대·기아차가 선보이는 핵심 신차 완성도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현대차 노사는 앞서 울산공장 내 전기차 전용라인 설치를 위한 설명회를 진행했다. 구체적인 양산 일정은 논의 중이지만, 하드웨어적인 준비는 마친 상태다.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내연기관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제품군으로 방향성을 전화하는 시기인 만큼 이를 만드는 구성원의 적극성이 중요해서다. 인력과 기술력 등 이른바 ‘소프트 파워’에 정 회장이 집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 회장이 노조와의 만남 자리에서 “전기차로 인한 신산업 시대에 산업의 격변을 노사가 함께 헤쳐나가야 한다. 직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방안을 노사가 함께 찾자"는 여러 제안을 한 것도 소프트파워 양성에 대한 그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이 같은 노사 상생 행보를 계열사로 확산하는 것은 정 회장 앞에 놓인 과제가 될 전망이다. 실제 현대차와 달리 기아차와 현대제철, 현대로템, 현대위아 등 대다수 계열사가 현재 임단협 교섭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에 이어 조합원 파업 참여 투표까지 마친 곳이 많다. 대규모 파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와 관련된 부분에서 노사 간 견해차가 빚어지고 있다는 점도 정 회장의 고민이다. 3일 노조 찬반 투표를 진행한 기아차가 대표적이다. 기아차 노조는 전기·수소차의 모듈 부품 공장의 사내 유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인력 감축 우려와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계열사 간 일감 확보 경쟁이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 회장 역시 현대차그룹 성장판의 열쇠가 노사 상생경영에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중장기 수소 비전과 자율주행, UAM(Urban Air Mobility·도심 항공 모빌리티), 로봇 등 계열사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발전적인 노사 관계를 구축해야 얻을 수 있는 결실들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정 회장 등 현대차 경영진이 노조 지부장과 가진 오찬 간담은 자동차 산업 격변기를 맞아 노사가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국내 공장의 미래 경쟁력 확보와 재직자의 고용 안정을 바탕으로 미래 자동차 산업 변화에 대응하려는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