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 경찰이 지난 2009년 쌍용자동차 파업 노동자 진압에 사용해 논란이 됐던 ‘테이저건’을 관공서 난동이나 공무집행 방해 등에 대처하기 위해 확대 보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박남춘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7일 박근혜정부가 올해 8월에 마련한 150개의 비정상의 정상화 2차 과제 선정 내용을 검토한 결과 경찰서의 ‘관공서 난동, 공무집행방해 등 공권력 침해 행위 엄정대처’가 31번째 과제로 포함됐다고 밝혔다.
박 의원에 따르면 이 과제는 ‘관공서 소란 및 난동, 공무원 폭행, 협박, 허위신고 등 고질적ㆍ만성적인 공권력 침해행위가 정상적인 공공서비스 제공을 저해하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방법으로 테이저건 등 장비 보급을 확대하고 휴대용 채증장비 보급을 검토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박 의원이 국무조정실로부터 제공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공무집행방해 행위는 1만1596건이 발생했으며 이 중 1만1506건이 검거됐다. 검거된 사람은 1만3407명으로 이 중 575명은 구속됐다. 경찰은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테이저건 등 장비보급 확대 ▷휴대용 채증장비 보급 검토 ▷지역경찰 의식개선 교육 ▷관련 CF캠페인 ▷표어ㆍ포스터 공모전 ▷허위신고 근절 문화대전 개최 ▷법집행기관 및 보건복지부, 안행부 등 유관기관 협업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중에 대테러장비 중 하나인 테이저건이 포함돼 우려가 제기된다. 테이저건은 5만 볼트의 전기가 흐르는 권총형 전기충격기. 지난 2009년 쌍용자동차가 파업햇을 때 노동자들을 진압하는 데 사용돼 인권침해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당시 국가인권위원회는 테이저건 사용에 최대한 신중할 것을 권고했으며, 최근에는 경찰이 실수로 쏜 테이저건에 30대 여성이 실명하는 사고가 발생해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국제 앰네스티는 지난 2012년 성명에서 2001년~2008년까지 미국에서 테이저건 공격으로 최소 50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앰네스티는 “테이저건으로 사망한 수백여 명 피해자 중 98명의 부검결과 검시관들이 60건 이상의 사망원인이 테이저건이라고 지목했다”며 “테이저건은 잠재적 살상무기로서 엄격한 기준에 따라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휴대용 채증장비 확대 보급 역시 논란이 예상된다. 현행 경찰청의 ‘채증활동규칙’에 따르면 채증은 각종 집회와 시위 및 집단민원현장 등에서 불법이 우려될 때만 지정된 직원에 한해 허용된다. 하지만 채증장비를 휴대하면 집회 현장 뿐 아니라 어디서라도 실시간으로 채증이 가능해 인권침해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박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비정상을 정상화한다면서 국민을 범죄자 취급하고 인권침해소지가 있는 장비를 확대 보급하려 한다” 고 질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