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째 법개정 지연돼
여전히 접수는 수작업
의료계 설득해야 가능
[헤럴드경제=한희라·홍태화 기자] 모바일 실손보험금 청구방식을 이용하는 비중이 4년새 32배나 급증했다. 정치권이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 관련 법안을 처리하지 못하는 사이 소비자들의 불편이 더 커진 셈이다. 법안에 반대하는 의료계의 목소리를 잠재울 묘수가 변수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 요청해 받은 ‘17개 생명보험사·13개 손해보험사 실손보험금 청구방법 현황’에 따르면 2015년말부터 2019년말까지 두 업계 모두 모바일 방식을 이용한 청구방식 비율이 급상승했다.
2015년말 기준 손해보험사 보험금 모바일 청구는 전체 청구방식 중 0.5%에 불과했으나, 2019년말 16%로 4년간 32배 급증했다. 웹사이트를 이용한 청구도 같은기간 3.6%에서 9.3%로 늘었다. 두 방식을 합치면 전체 청구 중 30%에 가까운 청구가 비대면 방식으로 이뤄졌다.
생명보험사도 같은 기간 모바일 청구가 0.9%에서 13.1%로 증가했고, 웹사이트 방식은 0.6%에서 1.9%로 늘었다.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올해는 더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따지고 보면 반쪽자리 비대면 청구다. 보험 가입자가 병원에서 직접 증빙서류를 발급 받아 전송만 모바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 역시 나머지 창구로 들어온 접수는 수작업으로 전산에 입력해야 한다.
정치권에서는 11년째 제자리걸음인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법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전재수 의원, 고용진 의원 등은 이번 21대 국회들어 관련 법안을 재발의한 상태다. 정무위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도 비슷한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했다.
전재수 의원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보험 소비자 불편 해소를 통한 보험시장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향적인 논의가 이뤄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의료계 반발이다. 의료계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손보험 데이터를 들여다보거나 건강보험 대상이 아닌 비급여 의료행위까지 심사할 가능성을 염려해 청구 간소화에 반대하고 있다.
고용진 의원이 8일 발의한 법안은 의료계의 우려를 고려해 심평원이 서류전송 업무 외 다른 목적으로 정보를 사용하거나 보관할 수 없도록 하고, 전송 업무와 관련해 의료계가 참여하는 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