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인문대 학생회 “해당 교수, 교내 인권센터에 정·부학생회장 신고”

‘증거없어, 고발 취하해달라’ 요구도…학생회 “신고 자체, 학부생에 위협”

서울대. [연합]
서울대.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지난 8월 “인건비와 장학금도 부당하게 사용했다”며 같은 학교 서어서문학과 교수들을 검찰에 고발한 서울대 학생들이 해당 교수진 중 한 명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는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교수는 서울대 인권센터 신고를 통해 고발 취소와 공개 사과를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한편 만약 이를 불이행하면 명예훼손으로 고발까지 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인문대 학생회(이하 학생회)는 지난달 25일 서울대 서문과 교수 A씨가 ‘교내 인권센터에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인문대 정학생회장 신모씨와 부학생회장 김모씨를 신고했다고 5일 밝혔다.

학생회는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피해 학생들과 함께 지난 8월 24일 서문과 교수진이 지난 수년간 한국연구재단의 BK사업과 서울대 학내 장학금·인건비 지원사업을 수행하면서 해당 학과 대학원생들이 수령해야 할 장학금과 인건비를 편취해 다른 용도로 부당하게 사용한 바 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A씨는 인문대 학생회장단에게 ‘확실한 증거도 없이 자신을 형사고발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지난달 30일까지 공개 사과하고 고발을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 A씨는 교내 인권센터를 통해 이에 응하지 않으면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학생회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교수의 신고 자체가 학부생에게는 위협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학생회장단을 비롯한 다수의 사람들이 공동으로 진행한 형사고발”이라며 “오직 학부생만을 고소 통지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사실상 협박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확실한 증거가 없다는 A교수의 신고 내용과 달리 서울대 감사실에서 발간한 감사보고서 두 편이 형사고발의 주요 근거라고 주장했다. 이어 “형사고발 취지는 특정 교수의 명예를 훼손하고자 함이 아니다”며 “인건비·장학금 갈취 등 대학의 고질적 병폐로부터 자유로운 교육 환경을 만들고 책임자들에게 적절한 처분을 받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A교수를 향해 인권센터를 통한 부당한 협박 신고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학생회 관계자는 “책임 교수로서 수사절차에 성실히 응하기도 전에 학생회 대표자를 협박하려 하는 교수의 태도에 유감을 표한다”며 “교수 본인이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학부생들을 협박할 게 아니라 수사과정에서 본인의 결백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해당 교수가 인권센터에 신고를 접수하며 언급한 지난달 30일은 이미 지났지만, 아직 학생회 측에 수사기관 고발 소식은 전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해당 교수의 신고가 학생들로부터 고발된 교수들을 대표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학생회는 전국대학원생노조, 피해 학생들과 함께 서문과 교수진, 조교 등 9명을 지난 8월 24일 서울중앙지검에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과 사기, 횡령 등 혐의로 고발했다. 서문과 교수들이 한국연구재단 BK사업과 서울대에서 지급하는 장학금과 인건비 등 약 1억3800만원을 공동관리 계좌로 반납하는 방식으로 학과 행사비나 술값으로 부당 사용했다는 주장인데, 고발 대상에는 연구윤리위반 등으로 해임된 A교수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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