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자들 몰린 서울 핵심지역 공급 정체
강동 둔촌주공 등 분양시장도 코로나로 마비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 올해 절반 수준
“이사철이 시작됐는데도 시장이 멈춰 있는 상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집주인들은 기존 호가를 내릴 생각이 없고, 전세는 부르는 게 값인 상황입니다.” (서울 마포구 염리동 A공인중개사)
주택시장의 성수기인 가을 이사철이 시작됐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매와 전월세 모두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서울 핵심 지역의 공급은 정체된 반면, 수요는 계속 늘어나면서 오는 10월까지 수급 불균형이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1일 헤럴드경제가 공인중개업계 등을 통해 서울권 시장 상황을 점검한 결과 매매와 전월세 모두 거래 절벽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포구의 B공인 관계자도 “문의 전화는 꾸준하게 오지만 전반적으로 시장도 한산하고 물건이 없다”면서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라고 귀띔했다.
송파구 잠실동의 C공인중개사무실 대표도 “학군 수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외부에서 들어오는 분들이 많은데, 10월까지는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눈치싸움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수도권 지역의 수급 불균형도 본격화하고 있다. KB부동산 리브온의 시계열 자료를 보면 8월 넷째주(24일) 기준 서울의 매매거래지수는 14.1로 지난 5월(13.0) 이후 3개월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수가 100을 넘을수록 거래가 활발한 것을 뜻한다. 6월말까지 70을 넘었으나 두 달 여만에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경기도 역시 같은 기간 51.3에서 14.0까지 떨어졌다.
전세수급지수 역시 서울과 경기도가 각각 190.1과 191.7로 올해 최초로 190을 돌파했다. 0부터 200까지 범위인 이 지수는 100을 초과할수록 공급 부족을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가을 이사철이 시작되는 8월말부터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에 이 같은 수급 불균형은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의 경우 당분간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직방에 따르면 9월 서울의 아파트 분양 물량은 699가구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단지별로 보면 서초구 ‘래미안원펜타스’(전체 641가구·일반분양 267가구), 광진구 ‘광진파크프라이빗’(일반분양 58가구) 2곳에 불과하다. 8월의 경우 7개 단지에서 5400여 가구가 나온 것과 비교하면 급감한 수치다.
올해 분양시장 ‘대어’로 꼽히는 강동구 둔촌주공과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의 경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여부를 놓고 내부 논의가 시작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조합원 총회 등 향후 일정에 비상이 걸렸다.
내년까지 공급 부족 현상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5021가구로, 올해 입주 물량 4만7447가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경기도의 올해 입주 물량은 12만1900가구에 달했지만 내년엔 9만4366가구로 3만 가구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현재까지 상황을 보면 전세대란이나 매매가격 폭등 등 주택시장 이상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제기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매매가격보다 전세가격 변동률이 높긴 하지만 지난 2015년 전세대란 당시와 비교해서, 폭등장세라고 보기에는 좀 애매한 측면이 있다”면서 “현재를 대란이나 폭등 정도의 수위라고 판단하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주택자의 절세 매물의 향방도 주목할 지점으로 꼽힌다. 잠실동의 D공인중개사 대표는 “다주택자들 중 상당수는 그동안 전세금을 올려서 어떻게든 버텼는데, 전월세상한제로 인해 그마저도 안되는 상황”이라며 “이런 것들이 하반기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좀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양대근·양영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