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 비중 급증
헤지펀드 줄어들고
ETF 등 ‘베타’ 추종 ↑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뉴욕 증시에서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의 씨가 말라가고 있다. 계속되는 유동성 장세에 위험관리를 위해 공매도 기법을 주로 사용하는 헤지펀드에서는 돈이 빠져나가고, 시장 방향성(β)을 따라가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인덱스펀드들에 돈이 몰리면서다. 뉴욕증시에서 헤지펀드의 비중도 2010년 12.1%에서 올해 9.0%로 쪼그라들었다.
24일 골드만삭스가 8월 첫째주 기준 S&P500종목들을 종합해 산출한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주식물량’비율의 중간값은 1.8%로, 200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에너지를 제외한 모든 주요 섹터들의 공매도 비율이 지난 15년 이후 최하 10분위에 속했다고 평가했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증권사 등에서 빌려서 판 뒤, 실제 주가가 떨어지면 싼 가격에 다시 사들여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얻는 투자법을 말한다. 헤지펀드 등은 주가하락에 대비해 공매도를 활용한다.
미국 IT기업을 중심으로 구성된 나스닥에서도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의 감소추이가 두드러졌다. 다만 지난달 15일 기준 나스닥의 공매도 숏커버 소요기간(Days-to-Cover)은 4.88일을 기록했다. 숏커버 소요기간은 이론상 공매도를 청산하는 데 필요한 최소 소요기간으로, 공매도 세력의 피로도를 시사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소요기간이 길게 나올 수록 주가가 급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나스닥의 지난달 31일 기준 공매도 숏커버 소요기간은 2.66일로 줄어들어 IT종목에서의 조정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공매도 주식 잔고량 자체가 연중 최저치로 떨어져 설득력이 떨어진다.
공매도 물량이 가장 크게 줄었던 종목은 올 들어 주가가 390% 치솟은 테슬라였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테슬라의 유통주식 대비 공매도 물량 비율은 지난달 말 기준 8%를 조금 넘어섰다. 지난해 동기 29%와 비교해 21%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공매도가 맥을 추지 못하는 또다른 이유로는 ‘개미 투자자’들이 급증한 영향도 있다. 뉴욕 증시의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지난 2010년 10.1%에서 2020년 19.5%로 증가했다. 금융기관 투자자의 비중은 10년새 11.3%에서 6.4%로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뉴욕증시에서 공매도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사우트 스태리지의 앤드류 애덤스 기술분석가는 블룸버그 통신에 “하락장에 베팅할 수요 자체가 줄어든 추세”라며 “당분간 S&P500 등 뉴욕증시가 상승세를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무라의 찰스 맥엘리곳 교차-자산 책임 전략가는 지난 3월 공매도에 투자했던 세력이 매수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공매도 약세보다는 '조정기'로 해석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6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S&P500 지수선물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계약건수)은 30만 3000건으로 2011년 이후 가장 많았다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다음달 16일 해제 예정인 공매도 금지조치를 연장하는 안건을 조만간 상정해 의결할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