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오는 11월 21일 시행을 앞둔 ‘도서정가제’를 두고 출판계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편법할인’ 등을 막을 수 없는 ‘반쪽짜리’라는 것이 출판ㆍ서점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출판 산업의 왜곡된 유통질서를 바로잡고 출판문화를 진작시키겠다는 도서정가제가 오히려 책값은 책값대로 올리고 서점과 출판사의 손실과 부담은 더 키우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위기감이 책을 만들고 파는 이들 사이에서 팽배해있다. 도서정가제의 수정과 보완을 요구하는 출판계의 목소리에 “바꿀 수 없다”며 뻣뻣하게 버텨오던 문화체육관광부는 재검토하겠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시행일을 한달여 앞둔 촉박한 시점에서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해법이 나올지는 불투명하다.

지난 4월 입법을 거쳐 오는 11월 21일 시행 예고된 도서정가제의 핵심은 실용도서와 초등학습참고서를 포함한 모든 유통 신간 도서의 판매시 할인폭을 정가의 15% 이내로 규정한 것이다. 신간 자격인 ‘출간 18개월’이 지난 도서는 정가를 재조정한다(재정가).

이에 대해 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출판인회의, 한국서점조합연합회, 인터넷서점협의회 등 출판·서점업계를 대표하는 4개 단체들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올바른 도서정가제 확립을 위한 출판문화산업진흥법 시행령 개정안 공청회’를 열고 문화체육관광부에 시행령 수정 및 보완을 촉구했다.

이들의 요구는 도서정가제의 적용대상을 확대하고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다양한 판매업자를 중개하는 인터넷 쇼핑몰 등 ‘오픈마켓’을 ‘간행물 판매자’로 포함시켜 도서정가제의 규정을 따르도록 해야 하며, 경품류ㆍ배송료ㆍ카드사ㆍ통신사 제휴 할인 등을 ‘15%’에 포함시켜 사실상의 추가할인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낱권을 몇 권의 전집이나 세트로 묶어 파는 형태에 대해서도 정의를 명확히 해 편법 할인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밖에도 재정가 고지 절차 간소화나 과태료 처벌 기준 강화 등도 요구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날 기존의 ‘시행령 변경 불가’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재검토 및 재논의를 통해 업계의 요구를 수용할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날 공청회에 참가한 김일환 출판인쇄산업과장은 “예고된 제도 시행에 연연하지 않고 제도 보완을 하겠다는 것이 원칙”이라며 “다음 주 초에 각 협회 대표 등과 함께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다시 논의를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