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러 외무, 정보공유 합의…얼어붙은 관계 재정립 가능성도
세계 양대 군사대국 미국과 러시아가 ‘지구촌 공동의 적’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손을 맞잡고 나섰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던 미국과 러시아가 정보공유를 통해 시리아ㆍ이라크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공동대응에 한발짝 더 나서기로 했다.
미국 주도의 국제연합전선에 러시아가 동참할 지 여부와 함께, 올 들어 냉전 이후 최대 위기를 맞으며 냉각된 두 나라 관계가 이번 협력을 계기로 개선을 보일지도 주목되고 있다.
▶미-러 정보공유, ‘IS와의 전쟁’ 나선다=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프랑스 파리에서 만나 3시간 15분 간 마라톤 회담을 갖고 IS와 관련한 정보를 공유하는데 합의했다고 AFP통신 등이 15일 보도했다.
케리 장관은 “라브로프 장관에게 IS와 지역 대테러 노력과 관련한 정보 협력 강화를 제안했고 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양측이 “IS가 21세기에 더 이상 발붙일 곳이 없도록 하는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러시아가 IS와 싸우는 데 이라크 보안군을 더 지원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이미 러시아가 이라크에 대한 무기 및 장비 지원을 준비하고 있으며 일부 장비들이 벌써 제공됐고, 훈련 및 군사자문 등의 측면에서도 도움을 줄 계획이라고 전했다.
러시아는 IS 격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라크에 지원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지난달 26일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라브로프 장관은 하에데르 알 아바디 이라크 총리에게 원조를 약속했으며 러시아 외무부는 “러시아 정부는 이라크가 테러 위협과 싸우는데 지원을 이어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미군의 시리아 공습에 날을 세우던 러시아가 공세적으로 전환한 것은 최근 IS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협박하며 러시아의 분쟁 지역인 북캅카스에서 전쟁을 선언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체첸자치공화국 등이 속한 북캅카스 지역은 이슬람 독립 국가 건설을 요구하는 반군의 근거지로 러시아 정부군과 충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미국과 러시아는 그러나 국제연합전선 참가 여부에 대해선 모두 조심스러웠다. 로이터통신은 케리 장관이 미국 주도의 국제연합전선에 러시아가 참여할지 여부에 대해 말을 아꼈다고 전했다.
AFP는 라브로프 장관 역시 미-러 간에 여전히 ‘견해차’가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국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각각 특별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만 말했다.
러시아는 시리아 내 IS 공습에 해당 정부와 유엔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냉각된 미-러, 관계 재정립 나설까=로이터 등 여러 외신들은 이번 협력이 냉전 이후 최악으로 돌변한 양국 관계를 다시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동안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이유로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가했고 러시아도 이에 맞대응하면서 양국 관계가 수렁에 빠졌다.
이에 최근 라브로프 장관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기 집권 초반에 주장했던 계획을 언급하며 미-러 관계의 새로운 ‘재정립’을 요청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선 간간이 충돌이 빚어지고 있으나 명목상으로는 휴전 상태에 접어들었고, 케리장관도 이번 회담에서 “러시아 군대가 철수하고 있다”고 말해 개선 여지가 남아있다.
하지만 간극도 존재한다. 이번 회담에서도 양국의 ‘의견충돌의 지점’이 있었다. 로이터는 긍정적인 측면으로 전환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케리 장관은 우크라이나 국경 내 “외국인 군대와 무기”가 철수돼야 하며 러시아는 중장비 등을 포함해 군을 완벽히 물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러시아 측은 개입 여부를 여전히 부정하며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민족의 이권을 수호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영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