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소비자는 비싸서 못사고, 상인들은 안 팔려서 울상인 단말기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의 비극은 ‘경쟁’이라는 시장경제 원리를 무시한 정부 관료집단과 정치권이 낳은 사생아라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컨슈머워치와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예견된 파행, 무엇을 간과했나’라는 주제로 개최한 단통법 해법 모색 토론회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이통사들은 경쟁 압력이 없어지니 보조금을 법적 상한(30만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선으로 제시하고 있다”며 “소비자, 제조, 유통업체가 모두 피해를 보는 예기치 않은 결과가 나온 것은 입법자들이 시장 경쟁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가격과 품질에서 큰 차이가 없는 통신상품을 팔기 위해 최신 스마트폰을 미끼로 내세우고, 여기에 경쟁적으로 보조금을 더해 가격 차별을 둬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경쟁 원리가 작동하던 이동통신 시장에 관료들과 국회의원들이 어설프게 개입한 결과 소비자 복리후생 악화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정치권 일각과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등이 보완책으로 주장하고 있는 ‘분리 공시’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조 교수는 “분리 공시는 과잉금지 원칙을 규정한 헌법에도 반하는 것”이라며 “가정 통신비 부담의 주 요인은 오히려 통신요금에서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ㆍ일본과 엇비슷하고, 심지어 브라질이나 중국보다는 싼 국내 단말기 출고가를 왜곡된 자료 해석으로 부풀리고 있는 정치권과 통신 관료들의 꼼수를 비판한 것이다.
조 교수는 “대안은 단통법 폐지, 혹은 이통사 간 요금경쟁 촉진”이라며 “원죄는 정책당국이 인허가권을 움켜잡은 것”이라고 직언했다.
토론에 나선 송정식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와 이병태 카이스트(KAIST) 경영대학 교수도 같은 내용의 처방전을 작성했다. 송 교수는 “정부가 책정한 보조금 상한은 시장 급을 반영하지 못해 시장 혼돈만 야기하고 있다”며 중저가 요금제 사용자들을 위한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이 교수는“단통법은 어떤 경제학 책이나 논문에서도 볼 수 없는 희귀한 논리에 기반한 인기영합적, 정치적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며 “경쟁을 억제해 소비자는 물론 대리점, 제조사가 피해를 입고 있는 만큼, 차라리 독과점적인 통신사의 반 경쟁행위를 규제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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