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구광모 회장과 오창공장서 만남
이재용 부회장 만남 이어 한 달 만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만나 전기차 배터리 협업 방안을 논의한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논의를 가진 바 있다. 정 수석 부회장은 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만남도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배터리를 매개로 4대 그룹 총수의 릴레이 만남이 성사되면서 배경에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과 구 회장은 오는 22일 충북 청주시 오창공장에서 만나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참관하고 양사의 배터리 사업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구광모 회장의 공식 회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어 SK이노베이션을 찾아 최 회장과의 만남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정 수석부회장이 지난달 이재용 부회장을 시작으로 불과 한 달여만에 국내 배터리 3사를 이끄는 그룹 총수들을 모두 만나는 데는 배터리 공급 업체의 다각화 포석으로 해석된다.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3사로부터 배터지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과 차세대 모빌리티 플랫폼 등 미래 신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미 현대차그룹은 전 세계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3사와의 거래를 균형감있게 이어가고 있다.
실제 현대차의 코나 일렉트릭과 아이오닉 일렉트릭 등에는 LG화학 배터리가 들어가고 있으며 기아차 쏘울 EV와 니로EV에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사용된다.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에서는 삼성SDI와의 협업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정 수석부회장과 구 회장의 만남을 계기로 현대차와 LG화학의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배터리업계에서는 지난 해 말부터 현대차와 LG화학이 수 조원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 나오고 있는 상태다.
현대차와 LG그룹은 이미 2010년에 배터리 관련 합작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현대모비스가 51%, LG화학이 49%를 출자해 설립된 ‘HL그린파워’가 LG화학에서 배터리 셀을 공급받아 팩을 만들어 현대모비스에 납품하고 있다. 이같은 합작사 설립은 미래차 시장인 전기차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나타나는 세계적 흐름이기도 하다. 독일의 폭스바겐이 스웨덴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와 합작 법인을 설립했으며, 일본 토요타도 파나소닉과 손잡는 등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사의 합작사 설립이 잇따르고 있는 상태다.
정 수석부회장은 또 이달 중으로 SK이노베이션에서 최 회장과의 회동도 이어갈 전망이다. 정 수석부회장과 최 회장은 지난해 12월 현대·기아차의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배터리의 파트너로 SK이노베이션이 선정된 데 대한 후속 논의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더 나아가 이번 릴레이 회동을 토대로 국내 배터리 3사간의 전략적 동맹 논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송전에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로서는 전 세계 배터리 시장의 강자로 꼽히는 배터리 3사를 지근거리에 두고 있어 우호적인 사업 환경을 지니고 있다”라며 “이번 릴레이 회동은 배터리 3사와의 협력을 통해 배터리 공급을 안정적으로 가져가면서 미래 신사업 전략에 집중하는 기반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순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