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내 법인세 최고세율 9위…10년 전 22위
국제 추세 역행…美 2→11위, 英 13→30위
“세율 인하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어야”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최근 10년 사이 우리나라 법인세율의 상대적 순위가 13단계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국가가 일제히 세율을 낮추는 것과는 대비된다. 경제규모를 고려하면 법인세 부담이 지나치게 높아 투자 활성화를 발목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올해 기준 우리나라의 법인세 최고세율(지방세분 포함)은 27.5%로 집계됐다. OECD 36개 회원국 가운데 법인세율 상위 9위 수준이다. 지난 2010년에만 해도 법인세율은 24.2%로 22위에 불과했지만 10년 사이 13단계 점프, 상위권에 들게 됐다.
특히 최근 들어선 매년 순위가 상승하고 있다. 2018년 11위, 2019년 10위, 2020년 9위 순이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3000억원 초과 구간의 과세표준을 신설,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지방소득세 포함 27.5%)로 인상한 영향이었다.올해의 경우 벨기에가 법인세율을 기존 29.6%에서 25.0%로 5%포인트 대폭 낮추면서 순위가 한 단계 더 높아졌다.
반면 다른 나라들은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2010년 39.2%에서 25.8%로 무려 14%포인트 낮췄다. 그 결과 법인세율 순위도 2위서 11위로 대폭 떨어졌다. 같은 기간 일본도 39.5%에서 29.7%로 지속적으로 내리고 있다. 영국도 28.0%에서 19.0%로 대폭 내리면서 법인세율 순위도 13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30위까지 떨어졌다.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경폐쇄와 자국우선주의 등에 대응해 해외에 진출한 기업을 국내로 유인하기 위한 ‘리쇼어링(U턴)’ 정책을 추진 중이다. 해외 사업장을 25% 이상 축소해야 한다는 조건을 없애고 생산량 감축에 비례해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해외 생산시설의 1%만 국내로 들여와도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하지만 경제계에서는 리쇼어링에 대한 정부 지원을 회의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다. 해외로 진출한 기업들이 다시 돌아오려면 무엇보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게 최우선 과제이라는 지적이다. 그 중 대표적인 게 법인세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강력한 리쇼어링 정책을 펴면서 가장 먼저 꺼내든 카드가 '법인세율 인하'인 이유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최근 5년간 국내로 돌아온 유턴기업은 연평균 10.4개사로, 미국의 482개사와 큰 차이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법인세율 1~2% 인상이 기업 경영에 큰 부담을 준다기보단 그 자체가 가지는 의미가 크다"며 "기업은 10~20년을 내다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만큼 증세 추이가 계속된다는 식의 시그널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수 상황이 여유있다면 법인세율을 계속 내리려는 시그널을 보내는 게 경제에 좋다"며 "기대 수익 증가와 유동성 풍부 효과로 긍정적인 경기 흐름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