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 정밀안전진단 잇따라 도전
목동·성산시영 일대 집값 들썩, 재건축 규제 등 향후 변수 여전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서울의 대표적인 초기 재건축 단지인 마포구 성산시영과 목동 6단지가 정밀안전진단 최종 관문을 잇따라 통과하면서 인근 지역의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사업 추진이 무산됐던 송파구 올림픽선수촌아파트와 노원구 월계시영(미성·미륭·삼호3차) 등도 정밀안전진단을 다시 추진하고 있어, 결과에 따라 재건축 시장의 또 다른 ‘태풍의 눈’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금이 기회” 서울 잠룡들, 잇따라 안전진단 재도전=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재건축 모임(이하 올재모)은 지난 13일 오후 주민간담회를 열고 정밀안전진단 재추진과 한국종합예술학교 유치 등에 대해 논의했다.
1988년에 5540가구 규모로 지어진 이 단지는 강남권을 대표하는 ‘재건축 잠룡’으로 꼽힌다. 지난해 용역비용 모금에 성공하고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했지만, 송파구청으로부터 유지·보수에 해당하는 C등급 통보를 받으며 추진 계획에 제동이 걸린 바 있다.
정밀안전진단은 A등급에서 E등급으로 나뉘는데 A~C등급은 ‘재건축 불가’, D등급은 ‘조건부 통과’(공공기관 재검증), E등급은 ‘재건축 확정’이다. 올재모 측은 약 2억7000만원에 달하는 주민 모금이 끝나는 대로 구청 측에 정밀안전진단을 재신청하겠다는 계획이다.
성산시영과 함께 강북 지역 최대 재건축 단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월계시영도 최근 소유주들로부터 재건축 예비안전진단 신청을 위한 동의서를 걷는 등 다시 사업 추진을 하고 있다. 총 32개동, 3930가구로 이뤄진 이 단지는 지난해 10월 발표된 예비안전진단에서 C등급 판정을 받았다.
강남과 강북을 대표하는 두 단지가 정밀안전진단에 다시 속도를 내는 것은 최근 목동6단지와 성산시영 등이 잇따라 재건축 첫 관문을 통과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더 이상 사업 진행을 미룰 수 없다는 조합원들의 인식이 작용했다.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인근 단지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목동신시가지 1~14단지 가운데 5단지와 9단지가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2차 검사를 진행 중이다. 목동7단지와 신월시영 역시 지난달 1차 정밀안전진단 수행 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용역을 발주하는 등 사업 진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목동7단지 재건축 추진준비위 관계자는 “목동6단지가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인근 단지들의) 기대감이 높아진 건 사실”이라며 “형평성을 감안하면 비슷한 단지들의 통과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1320가구 규모의 강동구 고덕주공9단지 역시 올해 연말까지 정밀안전진단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입주민들 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목동·성산시영 집값 들썩, ‘단계별 규제’ 최대 변수= 잇따른 재건축 호재 소식에 인근 단지들의 집값도 들썩이고 있다. 현지 공인중개업계에 따르면 목동 일대 신시가지 단지들은 상당수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호가 역시 뛰고 있다.
성산시영 역시 지난달 20일 전용면적 59.43㎡가 10억원 신고가에 실거래되면서 사상 처음 ‘10억 클럽’에 가입했다. 현재 11억원까지 호가가 치솟았다. 지난해 6월 실거래가가 7억5700만원인 것과 비교해 1년만에 3억원 넘게 시세가 급등한 셈이다.
다만 실제 두 단지가 신축 아파트가 되기까지 10년 안팎의 시간이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018년 수립된 ‘서울 목동지구 택지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에 따르면 목동 신시가지 1~14단지 아파트는 재건축을 하면, 단지 내 가구가 현재의 2배가량인 5만3375가구로 늘어난다. 하지만 정밀안전진단 다음 단계인 정비구역 지정의 경우 인·허가권을 쥔 서울시가 집값 추이에 따라 속도 조절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현재 중개업자들의 전망이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재건축 관련 각종 규제도 사업 진행 단계에서 중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정비사업 사업 개시시점(조합 추진위 구성)과 사업 종료(입주 시점) 사이에 발생한 초과이익을 계산해 조합원에게서 개발 이익 일부를 부담금 명목으로 환수해가는 제도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재건축은 사업 진행이 아무리 빨라도 2개 또는 3개 정부에 걸쳐 이뤄지는 것”이라며 “투자 목적으로 매수를 타진하는 수요자라면 긴 호흡을 가지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