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유채훈은 대단하다. 그런데 2중창, 3중창, 4중창으로 갈수록 유채훈의 힘은 더욱 다양한 결로 나타난다. 어우러진다는 게 이런 거구나를 유채훈은 잘 보여준다.

온화한 목소리로 살랑살랑 바람을 불게 해 사람들을 위무해주더니 ‘레퀴엠’에서는 거친 고음까지 활용했다. 이 정도의 실력을 가진 명품 보컬이 왜 그동안 잘 풀리지 않았는지 의아할 정도다.

JTBC ‘팬텀싱어3’에서 유채훈은 ‘일몬도(Il mondo)’를 시작으로 ‘레퀴엠(Requiem)’까지 점점 다양하게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여줘왔다. 완벽한 블렌딩의 진수라 할만하다. 그 절정은 ‘불꽃미남의 전설은 성훈이’팀이 4중창 대결에서 부른 ‘레퀴엠’이다.

베이스 구본수가 첫소절을 저음으로 깔 때부터 심상치 않음을 예감했지만, 그후 유채훈의 역할은 실로 다양했다. ‘불꽃성훈이’라는 배가 잘 갈 수 있도록 보살피면서 때로는 파워를 만들어내며 추진체 역할까지 맡았다.

“오 아이 윌 마이 레퀴엠”을 강력하게 부르고, 이어지는 다소 거친 목소리와 화음까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보컬 스타일을 선보여, 4명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노래하는 듯한 무대의 다양성을 실감하게 해주었다.

먼저 떠나간 연인에 대한 진혼이면서 애달픈 마음을 표현해 내야 했기에 이전과는 다를 수밖에 없었다. 이 무대는 유채훈이 테너이자 팝페라 가수이며, 심지어 록커 같은 모습까지 소화 가능하다는 점을 알게 해줬다.

대중가수인 샘 스미스의 공연을 실제 보면, 한 가수가 여러 개의 공연을 한 것 같은 느낌을 주는데, 유채훈이 공연을 하면 그런 다양성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원래 유채훈은 감성을 자극하는 목소리로 섬세하게 조절할 줄 안다. 바리톤 안동영과의 ‘1대 1 라이벌 장르 미션’에서 아이유의 ‘Love poem’을 부를 때는, 리드를 너무 잘해 중간중간 소름이 끼치는 순간들이 나왔다.

‘다시 걸어갈 수 있도록/부를게/다시 사랑할 수 있도록’에 이르면 탄력을 받아 자연스럽게 힘을 발휘하는 고조감이 감동을 주었다.

유채훈은 윤서준과 짝을 이룬 2대 2 매치에서 고영열-황건하 팀에 패하고도, 프로듀서 옥주현으로부터 100점을 받기도 했다. 트리오 대결에서 함께 한 구본수-박기훈과도 매끈하게 잘 섞였다. 트리오와 4중창 대결에서 유채훈과 같은 조를 이룬 테너 박기훈도 실력 발휘가 잘되며 함께 쭉쭉 성장한다.

유채훈의 노래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위로와 따뜻함과 함께 희망과 평화를 선사하며, 예술가로서의 품격을 생각하게 한다. JTBC ‘팬텀싱어3’는 유채훈이 있어 더 아름다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