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링스 영암에서는 2인승 카트가 페어웨이에 진입한다.
사우스링스 영암에서는 2인승 카트가 페어웨이에 진입한다.
골프장은 카트마다 운전 수칙을 적어놓고 수시로 홍보하고 있다.
골프장은 카트마다 운전 수칙을 적어놓고 수시로 홍보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전남 영암의 퍼블릭 골프장인 사우스링스영암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2인승 카트가 페어웨이로 진입할 수 있는 정책으로 골퍼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골프장은 2인 플레이가 가능하고 캐디없이 라운드할 수 있는 서구형 골프 문화를 시도한 데 이어 지난달 말부터 2인승 카트가 페어웨이에 진입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11월 27홀 퍼블릭인 짐 앵 코스를 개장한 데 이어 올해는 세계적인 링크스 코스 대가인 카일 필립스 코스 18홀을 추가 개장하면서 45홀 퍼블릭으로 확장했다. 이 골프장은 바람이 많이 불어오는 점을 활용해 전 코스를 양 잔디인 벤트그라스로 식재해 운영하고 있다. 골프장 관계자에 따르면 장마 시즌 전까지는 카트가 페어웨이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운영 정책을 가져갈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골프 카트 사용에 미숙한 골퍼들로 인해 고민에 빠졌다. 동남아나 유럽 골프장에서는 기본이고 상식인데 한국에서 처음 실험하면서 황당한 실수가 쏟아진다는 것이다.

그린 60~70야드 정도 앞에서는 카트길로 빠져나가라고 아웃(Out)팻말이 붙어 있다.
그린 60~70야드 정도 앞에서는 카트길로 빠져나가라고 아웃(Out)팻말이 붙어 있다.

예컨대 카트 진입금지 팻말을 붙여두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카트를 끌고 그린까지 올라가려는 골퍼가 있다. 짧게 관리되는 잔디에 카트가 올라가면 그린을 망치게 될 수도 있다. 날이 덥다고 티잉 그라운드 바로 옆에 카트를 대고 샷을 하려는 얌체 골퍼도 있다. 비온 뒤에 잔디가 약한 날에 카트를 너무 과격하게 몰고 급커브를 돌면 페어웨이가 패이기도 한다.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아무 데서나 마구 카트를 진입시키는 거다. 골프장이 ‘카트 들어가는 곳’을 표시했어도 아랑곳없다. 경사가 급한 곳이나 운전의 위험이 있는 곳도 불사하고 마구 몰아댄다. 결국 골프장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벙커나 호수 주변에서는 카트가 작동하지 못하도록 했다. 박인혁 경영지원 팀장은 골프장이 최소한의 방어책을 만들었고 말한다. “카트 속도를 줄이고 타이어에 바람을 빼서 운전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카트에 안내문도 붙여뒀지만 잘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카트 사용법에 대해 알려야지요.” 카트에는 안전 수칙 7가지를 적어두고 있다. 외국 코스에서는 당연한 상식이지만 자율 골프가 생소한 한국에서는 ‘7계명’으로 여겨지고 계몽될 필요가 있어보인다. 페어웨이에 카트가 진입할 수 있는 것은 골퍼에게는 너무나 좋은 혜택이다. 더운 여름에 공이 떨어진 곳 근처에서 어프로치 샷을 할 수 있는 것은 골퍼들의 로망이다. 하지만 그런 좋은 것을 누릴 수 있으려면 스스로 에티켓을 잘 지켜야 한다.

이 골프장은 지난해말 개장할 때부터 한국의 골프문화에 전혀 새로운 골프장을 추구했다. 이른바 캐디가 없고, 2인승 카트에 2인 플레이가 되는 이른바 자율골프였다. 18홀 한 라운드가 언제든 10만원 내외면 가능했다. 하지만 편리하고 저렴한 혜택만 챙기고 기본을 지키지 않는 골퍼가 여전히 많다. 2인 플레이에 전면 노캐디를 허용했지만 비매너인 골퍼는 부지기수다. 한 사람이 서너 개의 볼을 치는 비매너를 보이거나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 경기 진행을 방해하는 경우도 잦다고 한다. 캐디가 있으면 반강제적으로 지켜지는 것들이 노캐디니까 방임으로 흐르는 부작용이다. 이 골프장은 파3 홀 티잉구역에 인조 매트를 깔지 않는다. 하지만 이를 악용하는 골퍼도 있다고 한다. 어떤 이들은 공 두세 개를 더 치려고 한다. 아마도 골프장이 뜯겨나가는 잔디를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되면 인조매트를 깔지 모른다. 이기적인 골퍼로 인해 다음에 라운드하는 골퍼가 불이익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 한국의 골프문화와 에티켓이 내가 가고난 다음에 올 팀을 생각하는 정도까지는 발전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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