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왼쪽)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제롬 파월(왼쪽)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10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상당 기간 현재의 ‘제로 금리’를 유지하겠단 방침을 밝히면서 한국은행으로서도 당분간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은 갖지 않아도 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러면서도 연준은 정부의 추가 재정정책을 요구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할 말’은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한은이 정부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연준이 대신 해줬단 분석도 나온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0.00~0.25%에서 동결했다. 연준은 별도로 공개한 점도표(dot plot)에서는 오는 2022년까지 제로금리가 유지될 것임을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 경제가 올해 하반기부터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보면서도 회복 속도는 매우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응해 연준이 경제의 정상화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주도권은 정부와 재정 정책에 달려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파월 의장은 “경기 하락의 강도는 전염병 위기가 지난 해 회복을 위한 정부의 지원에 달렸다”고 했고 “연준의 금융지원은 반드시 회수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말했다.

미 정부가 실업급여를 600달러 추가 지급한 것에 대해선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초기의 충격을 완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한 뒤, “그러나 아직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복귀하는데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재정정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불평등 문제와 관련해 연준이 할 수 있는 일을 묻는 질문과 관련, “흑인 실업률 등 모든 인구 계층별 실업률에 주목하고 있지만, 불평등 문제는 40여년 이상 계속돼 온 문제로 통화정책과는 크게 관련이 없다”며 “우리는 최대한의 고용을 달성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사용하겠지만, 모든 사회와 정부의 대응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에 따르면 6월 현재 연준의 자산 규모는 7조 달러를 넘어섰다. 연준의 대대적인 양적완화 정책으로 지난 3월 이후 현재까지 자산이 3조 달러 가까이 급증했다. 이는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4년까지 세 차례 단행했던 양적완화 당시 자산 증가 규모(약 2조5000억달러)를 뛰어넘는 규모다. 6년간 뿌려진 달러보다 지난 석달간 살포된 달러량이 더 많았던 것이다.

한은도 통화정책은 보다 주도적으로 펼치되 정부의 추가 조치 등에 대한 생각도 적극 개진해야 한단 주장이 나온다. 코로나19 국면 이전엔 이주열 총재가 적극적인 재정정책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지만, 최근엔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현재 시중에 풀리 광의 통화(M2)가 사상 처음으로 3000조원을 넘어섰다. 역사상 유동성이 가장 많이 풀려 있는 상태다. 여기에 추가 국채매입까지 단행할 경우 유동성이 더 확대되 미래 시점에서의 회수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