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5위 업체 인수합병 빅딜 시사

합병땐 280조원 공룡제약사 탄생

코로나 백신 개발 기대감도 쑥쑥

사업구조 비슷한 오너중심 국내사

시너지 효과 어려워 M&A 소극적

글로벌도약 위한 과감한 투자 절실

글로벌 제약사 간 인수합병은 제약업계에서 자주 발생하는 이슈 중 하나다. 이런 M&A가 활발한 이유는 이를 통해 새로운 분야로의 사업 확장과 매출 확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이런 M&A 소식이 흔치 않다. 우선 국내 기업들의 사업 구조가 대동소이 하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글로벌 제약사 간 인수합병은 제약업계에서 자주 발생하는 이슈 중 하나다. 이런 M&A가 활발한 이유는 이를 통해 새로운 분야로의 사업 확장과 매출 확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이런 M&A 소식이 흔치 않다. 우선 국내 기업들의 사업 구조가 대동소이 하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초대형 인수합병(M&A)이 추진되면서 또 하나의 거대 제약사가 탄생할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런 제약사 간 인수합병은 글로벌 제약사가 규모를 키우기 위해 택하는 주요 경영 전략 중 하나지만 이는 한국 제약기업들에게는 먼 얘기에 해당한다. 국내 제약기업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길리어드에 합병 제안…280조원 거대 제약사 틴생?=최근 미국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지난 달 미 제약사 길리어드에 인수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시가총액이 1400억달러(약 169조원)에 달하는 제약사로 글로벌 제약 순위 5위에 해당하는 대형기업이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인수합병을 제시한 길리어드는 시가총액이 960억달러(약 116조원)에 이른다. 만약 두 회사가 합치게 되면 단순 계산으로 280조원이 넘는 초대형 제약사가 탄생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대형 제약사인 화이자의 시가총액(약 240조원)을 넘게 된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는 구체적인 인수 조건에 대해서는 명시하지 않았고 현재까지 길리어드는 아스트라제네카와의 합병에 대해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만약 두 제약사가 손을 잡게 된다면 두 기업이 가진 포트폴리오로 인해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현재 전세계 대유행(팬데믹) 중인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가 커질 전망이다.

길리어드는 항바이러스제를 전문적으로 개발해 온 기업으로 현재까지 가장 효과적인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렘데시비르’를 개발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현재 옥스퍼드대학교와 공동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초대형 M&A가 성사될지는 지켜봐야 겠지만 만약 두 기업이 합쳐진다면 각 기업이 가진 치료제와 백신 기술이 결합해 코로나19 극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A, 글로벌 제약사들의 중요 경영전략 중 하나=제약사 간 인수합병은 제약업계에서 자주 발생하는 이슈 중 하나다. 지금까지 제약업계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은 지난 해 미 제약사 BMS가 세엘진을 인수할 때 투입했던 740억달러(약 89조원)였다. 당시 이 M&A는 제약업계 최대 규모였을 뿐만 아니라 세계 기업 M&A 역사에서도 10대에 들 만큼 ‘빅딜’이었다. 두 회사는 합병 후 기업가치가 876억달러(약 105조원)까지 커졌다.

가장 최근에는 미 제약사 애브비가 아일랜드 제약사 엘러간을 인수했다. 항바이러스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 전문의약품을 중심으로 사업을 구축한 애브비는 보톡스로 유명한 엘러간을 품으면서 에스테틱 분야 진출을 알렸다. 이에 애브비는 약 500억달러 규모까지 덩치를 키웠다.

이런 제약사 간 M&A가 활발한 이유는 인수합병을 통해 새로운 분야로의 사업 확장과 이로 인한 매출 확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제약사들은 자기만의 강점 분야가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운 경쟁기업들이 계속 등장한다. 먼저 시장에 진출했더라도 특허 만료 등으로 인해 복제약이 쏟아지면 매출이 줄어들게 된다. 이에 제약사들은 새로운 먹거리를 찾게 되는데 새로운 분야를 자체적으로 개척하는 것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실패 리스크도 크다. 많은 제약사가 인수합병이라는 카드를 쓰는 이유다.

▶비슷한 사업 구조·오너 중심 국내사들은 인수합병 드물어=반면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이런 M&A 소식이 흔치 않다. 우선 국내 기업들의 사업 구조가 대동소이 하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백신, 바이오시밀러 등과 같이 특화된 분야로만 사업을 집중하는 기업도 있지만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구축하고 있는 사업 영역은 엇비슷하다.

한 기업이 가진 당뇨병 치료제, 고혈압 치료제 등은 다른 기업도 보유하고 있다. 제품 이름만 다를 뿐 성분은 같은 경우가 많다. 이는 국내 제약 산업이 아직은 복제약(제네릭)을 판매하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제약 관계자는 “대부분의 제약사가 복제약 사업을 기반으로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보니 이름만 다를뿐 솔직히 같은 제품을 파는 꼴”이라며 “다만 최근에는 국내사들도 자체 개발 신약을 내놓기도 하고 자기들만이 할 수 있는 특화된 사업영역을 구축하는 모습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 국내 제약사들이 M&A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많은 기업이 오너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창업주부터 대를 물려 사업을 이어온 경우 자기들만이 가진 가풍이나 기업 문화가 있을텐데 다른 곳과 합쳐지는 것에 대한 원초적인 거부감 같은 것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 중에도 가족 중심으로 운영되는 곳이 있지만 이런 기업들도 대부분은 전문경영인을 도입해 인수합병 등에 있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며 “반면 국내 기업들은 가족이 경영의 중심이 되기 때문에 다른 DNA와 섞이는 것에 대한 낯설음, 두려움 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서양과 동양의 문화 차이일수도 있지만 결국 국내 기업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인수합병과 같은 과감한 도전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