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운용사는 이미 중징계

농협은행은 ‘무혐의’ 가능성

칼자루 쥔 당국은 ‘우물쭈물’

주문형 시리즈펀드로 공모규제를 회피한 혐의를 받고 있는 NH농협은행이 과징금을 피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런데 농협은행의 주문을 받아 펀드를 공급했던 운용사들은 일찌감치 영업정지, 과태료 부과 등 중징계를 확정받은 상태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24일 NH농협은행, 파인아시아자산운용, 아람자산운용의 시리즈펀드 제작·판매 관련해 과징금 부과 여부 및 수위를 결정한다. 당초 10일이 유력하게 점쳐졌으나, 일정이 연기됐다.

농협은행은 2016~2018년 두 운용사를 통해 특정 회사채펀드를 사모펀드로 쪼개 팔아(시리즈펀드) 증권신고서 제출 등 공모펀드 규제를 회피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본시장법 상 금지된 운용사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펀드를 주문했다는 혐의도 제기됐다.

농협은행은 시리즈펀드 금지판단의 근거가 된 법의 시행시기가 해당 펀드 판매 이후이고, 해당 법의 모체가 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거래통합지침’도 폐기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달 초 열린 증권선물위원회도 이 점을 고려해 과징금을 20억원으로 기존(100억원)보다 대폭 낮췄다. 하지만 농협은행은 과징금 자체를 납득할 수 없다며 적극 반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NH농협은행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는 열지 않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만일 농협은행이 과징금을 부과받지 않는다면 제재심을 열고 추가적인 제재를 할 근거가 사라지는 것 아니겠느냐”며 “과징금 금액보다는 부과 여부를 보고 제재 대상 범위나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시리즈 펀드를 자산운용사들은 지난해 열린 제재심의원회에서 일부 영업정지를 포함해 대표이사 및 담당 본부장들이 줄줄이 징계를 받았다. 농협은행이 과징금 대상이 아니라면 이들 운용사들만 제재를 받은 게 된다. 공범은 유죄, 주범은 무죄인 상황이 되는 셈이다. 따라서 농협은행이 과징금을 내지 않게 될 경우 운용사 또한 추가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과징금 부과 자체가 맞지 않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금융위 의결에서도 이런 점을 적극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