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무산시 타격 더 클수
가격·지원규모 쟁점될 듯
‘원점’ 출발시 결렬될 수도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이 9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조건 ‘원점 재협상’을 공식 요청함에 따라 채권단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를 위해 추가적인 지원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관계자는 9일 현산 측이 공문을 통해 인수 조건 재협상을 요청한 것에 대해 “현산 측의 요구사항이 어떤 것인지 파악 중이며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산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성공적으로 인수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지속적인 영업실적 하락, 유동성 부족, 차입금 증대, 자본 잠식 등을 극복하고 산업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지원책과 계약 체결 당시의 본원가치를 회복하는 것을 전제로 계속기업으로 존속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수 계약 관련 중대한 상황들에 대한 합리적 재점검과 인수조건에 대한 원점에서의 재협의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산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아시아나 경영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되자 인수대금 납입을 미루며 장고를 거듭해왔다. 급기야 채권단이 계약 유효 기한인 오는 27일까지 인수 의사를 밝히지 않을 경우 계약을 종료할 수 있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최근 발송하자 이번 공문으로 답한 것이다.
현산 측이 ‘원점 재협상’을 요청함에 따라 공은 다시 채권단에로 넘어갔다. 당초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상황이 악화된 점을 감안해 재협상을 할 수는 있지만, 인수 가격 등 기본 조건에 대해서는 협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정식 입찰 절차를 거쳐 충분한 실사 기회를 제공한 뒤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아시아나 인수 가격은 2조5000억원이다.
그러나 현산 측이 원점 재협상을 요청한 만큼 인수 가격에 대해서도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산 측이 보도자료에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위해 노력할 선관주의 의무와 그에 따른 여러 엄격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언급한 점 역시 가격 및 납입 시점에 대한 재협상 가능성을 점치게 한다.
아시아나에 대한 추가 지원 가능성도 거론된다. 채권단은 지난해 아시아나 매각을 추진하며 대출해줬던 1조1000억원을 지난 4월 만기연장해줬으며, 영구채 5000억원 등 1조7000억원의 신규 지원도 해줬다. 아시아나가 자본잠식 상태인 점을 고려해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회계상 자본으로 인식되는 영구채 형식으로 지원한 것이다.
지원의 형식도 문제다. 현산은 보도자료에서 “(이같은 지원이) 사전동의 없이 이뤄졌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영구채의 경우 추후 지분으로 전환될 경우 채권단이 2대 주주로서 영향력을 갖게 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영구채의 전환 조건이나 지원 자금 상황 조건을 조정하는 등의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