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와 헝가리 양쪽에 회사를 두고 있는 한국 회사 A사가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최근에야 헝가리가 한국인 기업인들의 입국을 허락했지만 여전히 그곳 기업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폴란드에서는 현재 헝가리를 가는 비행편이 없어 육로로 가야 하는데 슬로바키아를 거쳐야 한다. 회사는 비행편을 알아보다가 비행편이 없어 경비행기까지 알아봤고 각종 허가를 받는 데에 2주간 시간을 보내야 했다.

대부분의 기업은 헝가리 어떤 부서에 어떻게 연락해서 통행증을 발급받을 수 있을지 몰라 발만 동동 굴러야만 했다. 기업 관계자들은 헝가리에 있는 현지 한국인 사업가를 통해 입국 정보를 얻고서 겨우 통행증을 받은 뒤 슬로바키아 통행 비자를 따로 신청했는데 이렇게만 또다시 1주일이 소요됐다. 슬로바키아 대사관의 도움을 받아 슬로바키아 내무부에서 승낙을 해줘서 그나마 가능한 일이었다. 결국 사업상 헝가리까지 오는 데에 꼬박 3주가 걸린 셈이다.

한국인 기업가들이 전방에서 유럽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앞선 사례는 코로나19 속 한국 외교부와 유럽 정부 간 긴밀한 외교 관계가 한국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다.

대한민국 차세대 사업 거리의 가장 큰 핵심인 자동차 배터리 공장들이 다 모여 있는 곳이 폴란드와 헝가리이다. 이곳에는 LG화학, 삼성SDI 외에도 기반 산업을 같이 이루는 중소기업들이 같이 진출해 있다.

현지 언어 문제나 문화적 요소뿐만 아니라 요즘엔 코로나19 이후 각국의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는 해외 사업을 펼치는 기업가들에게는 참으로 높디높은 장벽이 되고 있다.

한국에서 헝가리에 진출하고 싶은 기업인 B사는 9월 헝가리 현지 배터리 공사 진행 답사차 헝가리를 방문하고자 했으나 무산됐다. 헝가리 정부에서 헝가리 현지에 법인이 없으면 지금 들어갈 수 없다고 했기 때문이다.

기존 사업체를 가지고 있는 사람만 겨우 입국 가능하다 얘기인데 앞으로 솔브레인, 롯데알미늄처럼 유럽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헝가리를 찾을 기업들이 더 많을 것임을 고려하면 더더욱 한국의 외교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행히도 많은 유럽 국가들이 6월 15일을 기점으로 유럽 내 자국 국민의 통행을 개방한다고 한다. 발칸의 크로아티아는 9월 1일 중국인 관광객까지 받아들인다는 목표하에 국경 오픈을 진행 중이다. 그와 반대로 영국은 6월부터 모든 외국인의 14일 자가격리가 시작된다. 지금까지는 국내 기업인이 영국은 자유롭게 들어갈 있었는데 유럽대륙과는 다른 정책이 시행되는 셈이다.

이처럼 세계 각국이 다른 정책을 펴고 있는 만큼 외교부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교민을 통한 정보 교환도 중요하지만 기업가들이 언제든 중요한 정보를 바로 찾아볼 수 있는 공식 통로가 활성화되고 각국 국경통과 관련 정보가 널리 공유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 이상 타국에서 방황하고 고생하는 기업인들이 없도록 말이다.

김도형 김&유럽 컨설팅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