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언론인에게 ‘표현의 자유’는 얼마나 보장 받을 수 있을까.
영국의 방송사 ‘채널 4’의 간판 뉴스 진행자가 지난 8월 유튜브에 올린 가자지구 참상을 전한 동영상의 파장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유튜브 동영상 조회 건수가 77만9000건을 넘으면서 뉴스 진행자의 ‘언론의 자유(사상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존 스노우의 도전=영국의 ‘채널 4 뉴스’ 메인 앵커인 존 스노우(67)는 지난 7월 가자지구에 대대적 공습이 이뤄질 당시 현지에 파견됐다. 런던으로 돌아온 이후 그는 ‘가자의 어린이’이라는 3분 30초짜리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물론 평일 오후 7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되는 뉴스 프로그램에는 방송되지 않았다.
동영상 속 스노우는 카메라 앞에 혼자 앉아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저는 스튜디오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현지에서 본 광경은 머릿 속에서 지워지지 않습니다. 제가 현지에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은 가자지구 인구의 대부분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젊다는 것입니다. 평균 연령이 17세로, 이는 약 25만명이 10세 이하라는 의미입니다.”
스노우는 가자지구 병원에서 본 2세 소녀를 소개하면서 “공습으로 두개골과 코를 다쳤고 양쪽 눈은 벌겋게 부풀어 올라 있었습니다. 한쪽 눈은 감은 채 다른 한쪽 눈 역시 뜰 수 없는 상태였구요”라고 전했다.
또 “의사에게 물으니 1310명의 어린이가 부상을 당했고, 166명이 사망했다고 하더군요. 그 숫자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라고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들의 죽음에 대해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아무도 이를 중단하는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국제연합(유엔), 우리의 정부, 우리의 세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이 동영상을 보고 있는 여러분은 무엇이라도 하려고 하는 동기가 생겼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가자의 최대 희망은 거기에 있습니다. 힘을 합치면 우리는 상황을 바꿀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언론의 중립성 논란=존 스노우의 동영상은 가자에 편파적인 보도였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스노우의 동영상 조회 건수가 70만명을 돌파하면서 뉴스 프로그램에서 방송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기획 보도 편집자인 제임스 볼은 지난 7월 29일자 기사에서 “스노우의 영상을 방송했어야 했다”고 썼다. 그는 “우리 방송은 지옥 같은 환경에서도 우리의 눈을 대신해 줄 수 있는 세계 최고의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들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런 저널리스트들이 현장을 보고 얻은 판단(Verdict)을 우리에게 전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인터넷에서는 다양한 표현과 주장이 넘쳐난다”며 “TV 뉴스에서도 강한 의견이 표출돼도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그러나 영국 국영 BBC방송의 해외뉴스 총괄책임자 피터 호록스는 “불편부당을 편집 방침으로 하는 BBC의 보도 기자들는 개인적인 의견을 뉴스 보도에 넣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BBC는 시청자들에 무엇을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를 설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주위 상황을 묘사하는 것으로 현장 시민의 생각을 충분히 감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아사히신문의 고바야시 긴코 칼럼니스트는 “영국에서 스노우 동영상이 방송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영국 방송통신규제기관인 ’오프컴‘이 방송 뉴스에는 정확성이 담보돼야 하고 편향되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영국 방송 뉴스도 불편부당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권력을 감시하고 약자를 지키는 입장은 어떤 보도에서도 일관적이며 결코 ‘중립’이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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