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 안되는 줄 모르고 청약했다 분양 취소
법원 “계약 지나치게 포괄적…손해배상은 과중”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부적격 자격으로 아파트 청약에 당첨됐다가 분양계약이 취소됐어도 위약금을 물릴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부장 김형석)는 A씨가 분양받은 아파트의 시행사 등을 상대로 낸 수분양자지위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전문가가 아닌 A씨가 관리처분계획인가가 이뤄진 재개발사업의 조합원에게 1순위 청약 자격에 제한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이를 모르고 계약을 체결한 매수인에게 위약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아파트표준공급계약서상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에 위배되는 행위’를 했더라도 계약을 해제할 수 있을 뿐, 위약금 지급사유는 아니라고 봤다. 요건이 지나치게 포괄적이어서 청약자가 어떤 경우 위약금을 부담해야 하는지 쉽게 예상하기 어렵고 과중한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하게 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시행사는 계약이 해제되더라도 아파트를 다시 분양할 수 있기 때문에 별다른 손해가 없을 것이라는 점도 참작했다.
A씨는 2017년 부산 한 아파트 청약에서 1순위로 당첨됐다. 하지만 기존 보유한 아파트에 대해 2016년 관리처분계획 인가가 난 게 2018년에서야 신고되면서 당첨이 취소됐다. 청약자가 과거 5년 이내 다른 주택에 당첨되거나 기존 보유 아파트에서 정비사업이 시행될 경우 5년간 청약 1순위 자격을 상실하게 돼 있었기 때문이다. 시행사가 ‘부적격 당첨이 됐으니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분양대금의 10%)이 위약금으로 귀속된다’고 공지하자, A씨는 소송을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