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34년까지 LNG 발전 대폭 확대…12조원 추가 시장 형성 전망
두산중공업 가스터빈 세계 5번째 국산화 성공…2023년 상용화 이후 수주 기대
15일 1분기 부진한 실적 전망…가스터빈 시장 확대까지 취약해진 기존 사업 여건은 여전히 부담
[헤럴드경제 정순식 기자]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부진의 늪에 빠진 두산중공업이 미래 먹거리로 꼽고 있는 가스터빈 사업으로 재기 기반을 다진다. 정부가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초안을 통해 2034년까지 노후 석탄화력과 원자력 발전을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으로 대체하기로 함에 따라 LNG 발전의 핵심 기자재인 가스터빈 시장의 급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세계에서 5번째로 가스터빈의 국산화에 성공해 현재 시험운영과 실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달 중 채권단의 경영정상화 방안이 확정되면, 두산중공업은 채권단의 지원 하에 유동성을 확보해 가스터빈과 풍력 발전의 비중을 늘려간다는 전략이다. 다만 가스터빈 시장의 확대 기간까지 부진한 실적 개선을 뒷받침할 영업 기반이 취약한 점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12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2034년까지 LNG 발전 용량을 지난해 39.7기가와트(GW)에서 2034년 60.6GW로 약 21GW 늘리기로 함에 따라 업계 추산 대략 12조원의 신규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두산중공업은 이 가운데 대략 20% 정도를 차지하는 가스터빈 시장에서의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이를 위해 현재 2023년 완공예정인 김포의 천연가스 열병합발전소에 가스터빈을 납품하고 시험 운전과 실증 작업을 거쳐 상용화에 들어갈 계획이다.
가스터빈의 상용화에는 정부의 직간접적인 지원이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발전용 가스 터빈 전량을 외국 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고, 경영난에 처한 두산중공업의 정상화를 동시에 도모하기 위해 정부가 발전 공기업들의 신규 증설 물량에 두산중공업의 제품을 채택할 지가 최대 변수다. 현재 국내 발전소에서 운영되는 149기의 가스터빈 전량은 모두 수입산으로 구매비용과 부대비용이 총 12조원에 달한다.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의 단순한 제작 공급 뿐 아니라 지속적인 유지 보수에서의 고부가가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성공적으로 가스터빈 시장에 안착할 경우 두산중공업은 매년 수천억원의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가스터빈 시장의 확대 수혜가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당장의 매출 감소와 수익성 부진을 타개할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형희 두산중공업 부사장도 지난 주주총회에서 “가스터빈, 신재생, 서비스 등에서 일부 가시적인 성과도 있었지만,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려면 앞으로도 일정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신규 사업이 본격적으로 매출에 기여할 때 까지는 기존 사업에서 지속적인 매출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오는 15일 실적발표를 앞둔 두산중공업은 1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앞서 두산중공업은 개별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해 495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석탄 화력발전 시장이 침체하는 가운데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프로젝트 수주까지 사라지면서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신한울 3·4호기 건설 취소에 따른 매몰비용 약 7000억원 등은 회사의 유동성에 큰 부담을 안기며 결국 채권단의 자금 지원으로까지 이어졌다. 이에 두산중공업은 이달 말 확정되는 채권단의 경영정상화 방안에 따라 희망퇴직을 통한 인력 감축과 보유 자산 매각 작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두산중공업은 현재 만 45세(1975년생) 이상 직원들에 대해 연초에 이어 이달 2차 희망 퇴직 접수를 받고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국내 가스터빈 시장 전량을 외국 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는 상황” 이라며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으로 향후 확대될 가스터빈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에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