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친환경 재조성 발표 후 5년째 첫삽도 못떠
수차례 용역 불구 수익성 미달이유로 정책 결정 못해
시설 노후화에 재투자 없어…시민 안전·편의 나몰라라
“타당성 검토도 안끝난 정책 홍보성 발표 아니냐” 비난
[헤럴드경제=이진용·최원혁 기자] 서울시가 지난 2015년 서울대공원 개장 31주년을 맞아 서울대공원을 친환경 테마파크로 조성하겠다며 대대적으로 발표한 지 5년이 흘렀다. 그럼 5년이 지난 서울대공원의 친환경 테마파크는 얼마나 진행되고 있을까?
서울시는 지난 2015년 6월 3일 서울대공원 개장 31주년을 맞아 서울랜드 공간을 8개 구역으로 구분하고 국내 최초로 전기를 최대한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무동력 테마파크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설이 낡은 놀이시설로 구성된 서울랜드로는 에버랜드, 롯데월드 등 국내 다른 놀이공원들과 경쟁이 어려워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5월 어린이날을 맞아 4일 확인해 본 결과, 2015년 발표 이후 서울대공원, 특히 서울랜드 활성화 방안에 대한 검토와 용역만 반복하고 있을 뿐 진행된 것은 하나도 없었고 예산은 용역비가 전부였다.
서울시의 서울대공원의 친환경 테마파크 조성 발표는 발표만 있고 실행은 없는, 대표적 ‘홍보용’ 발표로 시민을 기만하는 행위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더욱이 서울대공원은 어린이들의 꿈을 키워주는 곳으로, 원전 하나 줄이기에 앞장선 박원순 시장의 뜻에 따라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테마파크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국민의 기대가 컸는데도 첫 삽도 뜨지 못한 것에 대한 실망감도 커지고 있다.
한 시의원은 “확정되지도 않은 정책 발표로 사업자와 시민 혼란만 커졌다”며 “더는 인기영합성 정책 발표로 시민을 우롱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2015년 발표 후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진행한 결과, 무동력 테마파크 조성은 수익성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사실상 백지화했다. 이후 시는 다시 용역을 서울연구원에 맡겼고 새로운 결과가 나왔으나 지난해 결정을 하지 못하고 또다시 서울연구원에 용역을 맡긴 상태다. 특히 같은 곳에서 컨설팅을 받으면 새로운 참신한 결과가 나올 수 있겠느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결정 장애가 지속되면 서울시 정책에 대한 불신만 커질 수 있다”며 “차라리 서울대공원 용역을 국제 공모를 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서울시도 정책 결정에 따른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랜드는 서울시가 5년 단위로 사용 허가를 내주면서 ㈜서울랜드와 2022년 5월까지 운영권 계약을 갱신했다.
시는 서울랜드를 무동력 테마파크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 백지화됐지만 계약 갱신으로 확보한 기간 다시 후속으로 별도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는 사실상 현 박원순 시장이 재임하고 있을 때는 서울대공원 재조성 방안을 포기하는 것과 같은 이야기다.
당시에도 수억원의 혈세를 들인 용역만으로 섣부르게 정책을 발표해 사업자와 시민 혼란만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나왔는데도 여전히 이렇다 할 성과 없이 개발 타당성 조사를 위한 용역비만 낭비하고 있는 모양새다.
서울에서 가까운 지리적 이점에도 여전히 서울랜드는 점점 더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새로운 놀이기구에 특색 있는 볼거리를 앞세워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다른 테마파크와는 대조적이다. 게다가 5년 전 노후화가 심각하다며 교체하고자 했던 놀이기구는 아직도 돌아가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정부와 서울시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기간에도 운영을 강행해 비난받은 바 있다. 운영을 했지만 인건비도 안 나오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나 다름없었다. 이에 따른 수입 감소에도 서울시는 위탁사용료를 받고 있으며 피해는 고스란히 운영사업자가 감당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재투자는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안전성 문제도 심각하다. 기종 노후화를 비롯해 리프트도 너무 오래돼 새로 곤돌라를 설치해야 하는데도 그 어떤 정책도 실행하지 않고 용역만 지속적으로 하고 있어 시민 안전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한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사실상 정책을 책임지는 2부시장실이 정책 결정에 부담을 느껴 차기 시장 때까지 사업을 미루려고 용역만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며 “시민 편의와 안전은 뒤로한 채 시장 눈치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곤돌라·모노레일 등을 설치해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인 반면, 서울시는 자리보전에 급급한 채 손을 놓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민간투자 유치 방식의 운영사업 방식도 바뀌어야 서울랜드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5년 계약해서 투자 원금 뽑아 나가기도 급급한 상황에서 어떤 사업자가 새로운 놀이기구를 도입해 에버랜드, 롯데월드와 경쟁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즉 현재 민간 위탁 방식으로는 사업자가 수익에 한계가 있어 새로운 투자를 할 수 없으니 서울시에서 직접 투자·운영해 제대로 된 놀이시설을 시민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시민은 “이명박 시장 시절에는 디즈니랜드를 유치하겠다고 했으며 박원순 시장은 친환경 무동력 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시장에 따라 갈팡질팡한 모습을 보였다”며 “더는 혈세를 낭비하는 인기영합성 정책 발표는 지양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