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지난 1분기 글로벌 사모펀드(PEF) 및 벤처캐피탈(VC)이 새로 모집한 자금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펀드별, 지역별 자금 쏠림 현상이 나타나긴 했으나, 전체 시장 규모는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조성된 펀드의 미소진자금(드라이파우더)은 1800조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2일 글로벌 대체투자 리서치 기관 프레킨(Preqin)과 대신증권 따르면, 지난 1분기 글로벌 PEF와 VC가 새로 조달한 금액은 1330억달러(약 165조원)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190억달러, 약 147조원) 대비 12% 증가한 규모다.
펀드 갯수로 살펴보면 자금 조달을 마친 펀드는 총 267개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 하락했는데, 대형 운용사의 대규모 펀드들로 출자 약정이 집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도 북미와 유럽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가 조달 금액의 89% 이상을 차지하는 등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가 99억달러(약 12조원)를 모집하는 데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아시아 지역 투자는 지난해 3분기 460억달러(약 57조원) 출자 약정에 성공한 바 있다. 중국, 한국 등이 북미, 유럽보다 코로나19 영향권에 빨리 진입하면서 지역별 양극화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펀드들의 자금조달 목표 금액은 여전히 높게 제시되고 있다. 현재 자금을 모집 중인 펀드는 총 3620개, 설정 목표 금액은 9330억달러(약 1150조원)에 달한다. 고점을 기록했던 지난해 1월 당시와 비교해도 감소폭이 각각 3%, 4%로 양호한 수준이다. 투자기구와 성격별로는 VC가 전체 목표금액에서 20%를 차지하고 있는 한편, 바이아웃 PEF가 34%를 차지해 여전히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거래 규모 또한 견조했다. 지난 1분기 글로벌 PEF 바이아웃 거래는 총 1211건, 940억달러(약 116조원)으로 지난해 평균인 1344건, 1010억달러에서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독일에서 티센크루프 엘리베이터(172억유로, 약 23조원), 미국에서 유니비전커뮤니케이션(97억달러, 약 12조원) 등 대규모 거래가 진행됐다. 다만 아시아 지역 내 거래 규모는 지난해 분기 평균(130억달러)의 4분의1 수준인 33억달러에 그쳐 최근 5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업 악화와 불확실성으로 대형 딜의 클로징이 지연되고 있는 탓이다.
다만 VC 딜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1분기 거래 규모는 전 분기 대비 18% 감소했다. 중국에서는 딜 건수가 전 분기 대비 39% 급감한 495개를 기록했고, 북미(-27%), 유럽(-12%) 등 전 지역에서도 딜 건수가 감소했다.
투자회수(엑시트) 성적으로 살펴보면, PEF 시장에서 가장 성과가 좋았던 것은 바이아웃 펀드였다. 2010년에 설정된 펀드부터 집계했을 때 내부수익률(IRR) 중앙값이 10%대 중반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까지 1년간 수익률은 18.9%를 기록했다.
양호한 실적에 힘입어, 지난해 6월 기준 PEF 운용자산(AUM)은 역대 최고 수준인 4조800억달러(약 5029조원)에 달했다. 출자자들의 약정 금액은 지난 한해 6000억달러(약 740조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드라이파우더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인 1조4600억달러(약 1800조원)을 넘어섰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실물 경제 충격이 현실화하면서, 다수의 우량기업 또는 한계 기어이 저가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2018~2019년 설정된 펀드들이 고밸류 시기에 설정된 과거 펀드들보다 양호한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소진자금이 많은 펀드일수록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