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감염 없다 주장 中 연계 고려할 때 비현실적”

“김정은, 열악한 北 보건체계 공개적 노출 꺼려”

북한이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같은 주장은 자국 주민들에 대한 인권 침해이자 주변국까지 위험에 빠뜨린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북한 선전매체가 공개한 평양시 코로나19 방역 모습. [헤럴드DB]
북한이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같은 주장은 자국 주민들에 대한 인권 침해이자 주변국까지 위험에 빠뜨린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북한 선전매체가 공개한 평양시 코로나19 방역 모습.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확진자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자국민에 대한 인권침해이자 이웃국가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비판이 뒤따르고 있다.

우선 북한이 ‘코로나19 청정국’을 내세우고 있지만 전 세계적 확산 양상이나 북중교류 규모, 열악한 보건체계 등을 감안할 때 이미 상당수 감염자가 발생했을 것이란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

영국 초대 평양주재 대리대사를 지낸 제임스 호어 박사는 “감염증 발병 초기에 많은 국가가 위험성과 심각성을 축소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감염 사례가 전혀 없다는 북한의 주장은 중국과의 연계성을 고려할 때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7일 보도했다.

호어 박사는 이어 “북한에 확진자가 없다면 국경봉쇄를 비롯해 마스크 착용과 당국 차원의 지시와 훈계 등에 대해 설명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로버트 코헨 전 미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는 북한의 의도에 대해 “김정은 정권은 다른 국가와 달리 질병을 통제할 역량을 갖고 있음을 과시하려는 게 분명하다”며 “열악하고 자금난에 시달리는 북한 보건체계를 공개적으로 노출하기를 꺼린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며 인권침해라는 비판도 이어진다. 이와 관련 코헨 전 부차관보는 “북한은 코로나19 검사 역량을 감추지 못했음이 분명하다”며 “다른 국가에 감염증 치료를 위한 지원을 요청했으면서도 감염자가 없다고 부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은 정보를 차단하고 있고 이 같은 검열은 공중보건 비상사태 속에서 인명을 희생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필 로버트슨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담당 부국장 역시 “김정은과 북한 정부는 국가의 결함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 할지라도 부인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면서 “그 결과 코로나19 위협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하는 대신 주민을 죽게 내버려 둔다”고 비판했다.

또 “북한에 ‘낙원’이라는 비현실적 이미지를 계속 덧붙이기 위해 쓸데없이 질병에 걸리고 팬데믹에 굴복한 것처럼 자국민을 꾸짖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관영매체 등을 통해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대혼란에 빠졌지만 자국 내에는 단 1명의 감염자도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세상에서 가장 우월한 사회주의 보건제도’ 때문이라는 식으로 주장하고 있다.

앞서 박명수 북한 보건성 국가위생검열원 원장은 지난 1일 평양에서 가진 외신 기자설명회에서 “이런 바이러스가 인구가 적고 영토도 좁은 우리나라에 퍼지면 수천에서 수만명이 목숨을 잃는 심각한 재앙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선 감염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의 코로나19 확진자를 부인하는 태도가 주변국에 위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코헨 전 부차관보는 “북한이 주민들의 이동을 통제하고 밀수 등을 단속하지만 허술한 국경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면서 “북한의 코로나19 확산이 중국에 위험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로버트 킹 전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남북한 접촉도 거의 없고, 이동의 자유가 좀 더 보장된 중국은 코로나19 문제가 더 심각하기 때문에 북한 내부의 감염이 이들 나라로 옮겨갈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