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O 분석, 최대 3500만명 빈곤층 전락 우려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코로나19가 중국·일본·한국 등 아시아에 이어 이탈리아·스페인·독일 등 유럽 전역과 중동, 미국 등 전세계로 확산하자 각국이 문을 걸어잠그면서 글로벌 경제활동이 사실상 마비되고 있는 가운데 이것이 대규모 실업과 빈곤층 양상 등 사회적 위기로 빠르게 전이되고 있다.
21일 국제노동기구(ILO)의 ‘코로나19와 노동의 세계: 영향과 대응’ 분석 보고서를 보면 코로나19 여파로 실업자가 적게는 530만 명에서 많게는 2470만 명까지 증가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노동소득이 최소 8600억달러에서 최대 3조4400억달러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타격으로 인해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인구가 적게는 880만명에서 많게는 3500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ILO는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이 2% 감소하는 경우를 ‘저위(low)’, 4% 감소하는 경우를 ‘중위(mid)’, 8% 감소하는 경우를 ‘고위(high)’ 시나리오로 각각 가정하고 분석모델을 이용해 전망했다.
저위 시나리오의 경우 실업자는 530만명 늘어나고 이로 인한 노동소득은 8600억달러 감소하며, 근로빈곤층은 880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중위 시나리오의 경우엔 실업자가 1300만명 증가하고 노동소득은 1조7200억달러 감소하며, 근로빈곤층은 2010만명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GDP가 8% 감소하는 고위 시나리오의 경우 실업자는 2470만명 증가하고 노동소득은 3조4000억달러 감소하며 근로빈곤층은 3500만명 증가하는 등 타격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ILO는 코로나19에 의한 노동분야의 타격은 바이러스 확산이나 진정 정도에 따라 매우 유동적이라며,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비교하면 어느 정도 타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융위기 당시 실업자가 2200만명 증가했다며, 이보다 타격이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ILO는 소득 감소는 재화와 용역의 소비 감소로 이어져 기업과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취업시장에 신규로 진입하는 젊은층은 물론 고용보호가 취약한 자영업·임시직 노동자 및 고령층·여성 노동자, 이주민 노동자 등이 일자리 위기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러한 고용의 위기는 이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이달 둘째주 신규 실업수당 건수가 28만1000명으로 전주(21만1000명)에 비해 33.2%나 급증했다. 이러한 증가폭은 1967년 이후 네번째로 큰 증가폭으로, 앞으로 본격화할 최악의 실업대란을 예고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미 당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달 세째주부터 의무휴업 지시를 내리면서 레저·접객업과 유통업을 중심으로 실직자가 급증하고 있. 뉴욕, 뉴저지, 오리건, 켄터키, 콜로라도 등에서는 신규 실업수당 신청이 전주 대비 많게는 수십 배로 늘면서 전산 시스템이 한때 마미되기도 했다.
국내의 실업대란도 현실화하고 있다. 호텔·항공 등 여행업계는 고객이 90% 이상 감소하면서 영업중단 상태에 빠졌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음식료·교육 등 서비스 업종도 결정적 타격을 받고 있다. 관광·호텔·항공은 물론 자동차·조선·중공업·유통 부문의 감원과 희망퇴직이 잇따르고 있다.
미증유의 전염병 사태가 고용·빈곤 등 사회적 위기로 전이돼 더 큰 재앙이 닥치지 않도록 정부와 당국은 물론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적극적인 대응과 사회적 연대가 시급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