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들, 육체적 피로뿐 아니라 정신적 스트레스도
병원 직원 75% “감염 피해에 대한 스트레스 경험”
보사연 “코로나 대응 인력에 마음 건강 돌봄 서비스 필요”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의 피로도가 누적되고 있다. 특히 매일 수시로 코로나19 환자 및 의심환자를 대면하면서 자신도 감염될 수 있다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의료진이 많다. 이에 확진자나 격리자뿐만 아니라 의료진에 대해서도 정신건강을 돌볼 수 있는 서비스를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상황에서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이나 병원 직원 상당수는 자신도 감염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지난 2월 28일부터 3월 2일까지 명지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의사, 간호사, 보건직, 행정직 등 13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본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3.4%가 ‘보통’, 22.7%는 ‘높다’고 응답해 병원 직원 76.1%가 감염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었다. 특히 간호직의 감염가능성 위험인식은 79.6%로 가장 높았다.
이와 함께 자신이 감염될 경우 건강영향이나 각종 피해의 심각성에 대해서도 46.6%가 ‘심각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코로나19가 가져다준 일상의 변화 정도에 대해서도 69.7%가 ‘상당한 변화’라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28명이었을 때 실시한 1차 설문조사(2월 6~12일)에 이어, 국내 확진자가 4000명을 넘어선 시점에 2차로 진행됐다. 본격적인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된 시점이어서 1차 조사결과보다 의료진이 받는 위험 인식은 40%포인트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설계와 분석을 담당한 유명순 서울대 교수는 “전국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 치료에 노력하고 있는 의료인들을 ‘전사’나 ‘천사’의 이미지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며 “즉각적인 안전강화와 정당한 보상을 보장하는 시스템 없이는 의료진이 받게 될 스트레스와 정신적 피해를 극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코로나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진들에 대해서도 정신건강을 돌볼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코로나19 특집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정부는 국가트라우마센터, 국립정신의료기관, 광역·기초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통합심리지원단’을 구성해 코로나19 감염 확진자 및 가족, 격리자를 대상으로 심리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인력에 대해서도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를 집필한 보건정책연구실 전진아 건강정책연구센터장은 “코로나19 대응에 참여하고 있는 의료진, 공무원 등 대응 참여자들 역시 본인 및 가족이 위험에 노출될 위험성을 항시 갖고 있으며, 지역사회 내에서 배제되는 경험을 하는 등 마음건강 돌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