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시가총액 비율 34%대로 하락
한 달 동안 무려 1억6733주 팔아치워
한국 떠나기보단 투자 대기자금 분석도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1월 중순 이후 두 달 동안 증시 내 외국인 시가총액이 무려 189조원이나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 달 동안 외국인이 순매도한 주식 수는 1억6000여주에 이른다. 외국인이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율도 34%대로 떨어졌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 시가총액 1254조원 중 현재 외국인이 보유한 시가총액은 총 433조원(18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1년 전에 비해선 121조원 감소했고,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 이후론 189조원이나 급감했다. 2월 중순 이후로 기간을 더 좁히면 한 달만에 174조원이 증발했다. 기간을 좁힐수록 하락 폭이 크다. 그만큼 최근 들어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됐다는 방증이다.
보유 주식 수로도 감소 폭이 뚜렷하다. 최근 한 달간 외국인은 1억6733주나 순매도했다. 삼성전자를 비롯, 시가총액 규모가 큰 대형주 위주로 대거 팔아치웠다.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34.55%로, 1월 중순에 비해 0.5%포인트 감소했고, 외국인 주식 보유 비율도 같은 기간 14.66%에서 13.36%로 0.3%포인트 줄었다.
실제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는 역대급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지난 5일 이후 19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순매도 중이다. 지난 18일까지 10거래일 연속 순매도한 총 금액은 8조293억원에 이른다. 첫 확진자가 나온 1월 20일 이후론 13조7000억원 규모다. 아직 일주일 이상 거래일이 남았지만 이미 월간 기준으론 지난 2007년 8월(8조7037억원)을 넘어서 역대 최고 순매도액 기록을 경신한 상태다. 코스닥은 매수매도가 반복되는 흐름이지만, 전체적으론 순매도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증시 위기 때마다 외국인은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신흥국 주식을 정리한다. 한국 역시 그 여파를 피할 수 없다. 유동성과 개방성이 상대적으로 큰 한국 시장이 외국인 투자자로선 주식거래가 손쉽다는 점도 한국 증시가 외국인 수급동향에 한층 민감한 이유로 꼽힌다.
결국 향후 주가 향방도 외국인 수급 동향에 달렸다. 일각에선 최근 외국인 매도세가 한국을 떠나기보단 투자 대기자금으로 머물러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코스피 급락보다 원화 가치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이유에서다. 외국인이 투자금을 회수해 달러로 환전하지 않고 국채를 비롯, 다른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럴 경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이내 외국인 투심이 회복될 수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는 건 근본적으로 코로나19 확산과 그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때문”이라며 “한국뿐 아니라 모든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추가 순매도 여력이 금융위기 전조 당시와 비교하면 아직 조금 더 남았다”며 “외국인 투자가 회복되려면 우선 미국 주식시장 회복, 재정지출 의회 통과 등의 재료가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김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