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토탈硏, 8명 확진에 비상
장비·보안 문제로 재택 불가능
확진자 나온 모비스만 교대근무
분산 연구 등 대응책 마련 고심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가운데 국내 콜센터발(發) 슈퍼감염 공포가 기업들의 대규모 연구소까지 덮쳤다.
충남 서산에 위치한 한화토탈연구소에서 직원 8명(12일 9시 현재)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비좁은 실험실에 팀단위로 여러명의 연구원이 공동연구를 하는 R&D(연구개발)연구소가 집단감염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0일부터 폐쇄조치에 들어간 한화토탈연구소에는 총 150여명의 연구인력이 근무 중이며 업무에 따라 많게는 20여명이 한 공간에서 근무한다. 연구소에 따르면 이번 확진자 8명은 모두 같은 업무공간에서 전염됐다.
기업 R&D 연구소는 제품개발 테스트 장비를 이용한 각종 실험이나 회사내 IT시스템을 이용해 업무를 진행해야 하는 물리적인 한계 탓에 재택근무가 힘든 ‘사회적 거리두기’ 사각지대로 여겨져 왔다. 이에 기업들은 연구동 간 이동 폐쇄, 동일팀이라도 분산연구, 극소수 재택근무 허용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2일 헤럴드경제가 주요 대기업 연구소의 코로나19 대응 상황을 종합한 결과, 대부분의 연구소가 마스크 착용과 발열 체크와 같은 기본적인 코로나19 대응을 할 뿐 재택근무 등 ‘사회적 거리두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출근조와 재택근무조로 2개로 나눠 대응하고 있는 기업 연구소는 지난 3일 확진자가 발생했던 현대모비스 한 곳 뿐이었다. 연구실내 책상은 일반 사무직과 비슷한 가림막 책상으로 가로 1.5미터 수준이 가장 많았다. 당장 제품출시 일정에 맞춘 프로젝트에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서는 재택근무는 언감생심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종합기술원과 삼성리서치 ‘두축’을 중심으로 수원(가전·모바일)과 화성(반도체) 연구소에 약 4만8000여명의 개발인력이 근무 중이다. 국내 전체 임직원(10만3000명)의 47%에 해당한다.
삼성전자는 연구소를 포함해 전사가 재택근무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삼성리서치에서는 직원들에 주당 마스크 2개씩을 지급하고 연구소 내부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연구소내 카페는 바닥에 일정 간격을 테이프로 표시해 띄엄띄엄 줄을 서도록 했다. 또 지난 주말부터는 온라인 자가문진표를 발송해 발열여부와 이동경로 등을 파악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R&D 메카인 남양연구소의 경우 팀장 재량 하에 일부 재택근무를 실시 중이지만 당장 프로젝트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 대부분은 연구소로 출퇴근 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한때 폐쇄됐던 경기도 용인 소재 현대모비스 마북연구소는 현재 연구원들을 2개조로 나누어 출근과 재택근무를 병행 중이다. 재택근무조는 집에서 VM(virtual machine)웨어를 이용해 업무 지장을 최소화하고 있다. 또 경기도 현대모비스 의왕연구소와 마북연구소가 서로 백업을 해가며 피해 최소화에 노력하고 있다.
LG그룹은 8개 계열사의 2만명 연구인력이 집결해 있는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방역이 관건이다. 총 20개동이 위치한 사이언스파크의 건물간 이동을 전면 금지한 상태다. 일부 재택근무을 실시하는 LG전자 연구원들은 사내통합 메시지 서비스 ‘슬렉(Slack)’이나 구글토크 ‘행아웃(hangouts)’ 등을 통해 팀 단체 통화를 하며 업무 차질을 최소화하고 있다.
LG화학 대전기술원은 조직책임자 판단하에 필수 인원을 제외하고 재택근무를 실시 중이지만, 전사적 차원에서 예방조치에 대해 추가조치를 고려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연구소는 반도체업 특성상 24시간 교대근무가 필요하고 보안이 중요한 문서 및 정보가 많아 재택근무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10인이상 대규모 회의 금지, 회의시 시스템 통한 참석자 명단관리, 동일팀이라도 각기 다른 층이나 방화벽 등을 이용해 최대한 분산을 유도하고 있다.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에 기술혁신 연구소를 두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자율적 재택근무를 권고하고 있지만 극수수에 해당한다.
연구소 관계자는 “PC를 기반으로 수행하는 일반적인 업무와 달리 연구 업무는 장비나 보안, IT시스템 속도 등의 제약으로 집에서 근무가 불가능하다”며 “원래 연구소는 팀별로 또는 프로젝트 담당조직별로 대면회의도 잦은 편인데 현재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이조차 자제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산업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