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모르니 저가 분할매수로
환매 대신 추가투자로 물타기
장기투자는 채권이 더 위험해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1. 11일 오후 서울의 한 H은행 펀드 창구를 찾았다. 담당 직원은 “지금이야말로 투자 적기’라고 했다. 역대 증시가 바닥을 쳤던 사례를 언급하며 단기간 폭락한 다음 빠르게 원상회복했다는 말도 보탰다. 지점 직원 가운데 일부는 이날 상승장에서 2배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레버리지 상품’에 가입했다고 했다고 넌지시 알려주기도 했다. 그가 투자한 당일 밤 뉴욕증시는 6% 가깝게 폭락했고, 세계보건기구(WHO)는 팬데믹을 선언했다.
#2. 시내의 S은행도 찾아봤다. 역시 “지금이 적기”라는 조언이 나왔다. 현재의 상황을 과도한 ‘공포’가 지배하는 시장이라고 분석한 창구 직원은, 기자의 투자등급(3급)을 고려해 장기적으로 보면 주식형으로 들어가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기존 펀드 환매나 포트폴리오 재조정 보다는 추가납입을 권했다.
국내 대형은행 지점들은 거의 모두가 변동성은 크지만 투자에는 적기라는 조언을 내놓고 있었다. 코로나19가 촉발한 경제불안에 글로벌 금융전문가들 조차도 시장예측이 어렵다고 혀를 내두르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 시중은행들이 제시하는 ‘저가매수’다. 바닥을 알 수 없지만, 값이 더 떨어지면 분할 매수하면, 즉 ‘물타기’를 하면 된다는 조언이다.
N은행에서는 “투자를 문의하는 분들이 많아지는 추세”라며 “투자 경험이 있는 분들은 근래 더 공격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일 기준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3001만8232개를 기록, 사상 처음 3000만 좌를 돌파했다.
주식보다 채권 투자의 위험을 더 부각시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채권형 보다 주식형 상품이 판매수수료가 높다.
투자 초보자의 경우 주식형보다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적은 채권형 펀드가 낫지만 중장기 채권형의 경우 금리 위험으로 원금 손실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고 충고했다. 짧게 본다면 머니마켓펀드(MMF)나 6개월 미만 단기채 위주로 접근하라고 권했다. 그러면서 최소 3년 이상 투자를 이어갈 경우에는 지금 주식형 펀드에 진입해도 괜찮은 시기라고 했다.
H은행에서는 “채권형 상품은 수익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위험등급이 주식형 상품에 가입 가능할 정도로 나오고, 길게 투자할 의지가 있다면 주식형 상품이 낫다”고 설명했다.
다만 목돈이 없는 상황에서 투자를 시작하는 사회초년생의 경우 “월급 20% 정도만 투자하고 예적금을 80% 유지해 일정 금액 이상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S은행에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환매 보다 추가납입을 권했다. 수익 구간까지 올라오는 기간은 조심스레 2년 정도를 점쳤다.
이 지점 관계자는 “위험수익률에 도달했다고 고지하려 연락을 하면 다들 환매보다는 추가납입하는 방향에 공감하고 실제로 그렇게 하신다”고 전했다.
지점 조언에는 미중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경기부양을 파격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는 기대감 등이 서려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