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부담·건전성악화 우려
은행장 대책회의 상시개최
코로나19로 인력부족까지
[헤럴드경제=이승환·박자연 기자] 사상최대 이익과 사상 최저 연체율로 ‘장사’에는 큰 걱정이 없던 은행권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금융위기까지 겹치며 건전성과 수익성이 모두 위협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자택근무 등 비상 상황에서 급부상한 위기에 은행 경영진들은 ‘준전시 상황’에 돌입했다.
10일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준전시상황을 방불케한다"며 "거의 매일 은행장이 비상대책 회의를 주재하며 여신지원 방안과 해외 시장 상황을 챙기느라 여념이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국내 은행들이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데 드는 비용과 리스크 부담도 커지고 있다. 작년 한해 4대 은행이 해외에서 채권을 발행해 확충한 자금 규모(공모 기준)는 42억5000만 달러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은행들의 CDS프리미엄이 높아지며 해외에서 발행하는 채권금리 부담도 커지는 상황이다. 국내은행들의 해외채권 발행금리는 보통 리보(Libor) 금리와 미국 국채금리에 1% 안팎의 가산금리를 더한다. 은행별 CDS프리미엄이 높아지면 그만큼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가산금리가 높게 책정된다. 작년 말 31bp였던 은행권 평균 CDS는 이달 들어 36bp까지 올랐다.
은행권 관계자는 “CDS프리미엄이 높아지면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해외에서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환율 상승으로 헤지 비용과 리스크도 높아지고 있다. 은행들은 달러화 채권을 발행하면서 환율 변동에 대비해 통화스왑(CRS)으로 환 헤지를 한다. 환율 변동성이 높아지면 통화스왑 비용은 물론 헤지 구간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작년부터 해외에서 자금을 많이 조달했지만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며 은행들이 해외 채권 발행에 신중한 분위기”라며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비용과 리스크 모두 불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요동치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실시간으로 대응하면서도 국내 코로나19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하는 처지다. 현재 은행들은 코로나19 피해기업과 자영업자를 상대로 4조6000억원 규모의 긴급자금대출을 시행 중이다.
기존 대출의 부실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주식시장이 폭락하며 기업들의 자금난이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대출금의 만기가 돌아온 기업들이 상환 능력을 상실하는 사태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은행들은 조기경보시스템 등을 가동해 대출 부실 가능성 사전에 관리하고 있다. 분할상환 유예, 연체이자 감면 등을 한시적으로 시행하며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비상체제를 가동 중인 은행들은 인력 부족에도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은행 직원들 역시 재택근무, 시간제 근무 등이 시행 중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여신파트 내부에서는 1분기 건전성은 포기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