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썸·공차·맘스터치 일제히 높은 밸류에이션 적용

2017~2018, 원금손실 KFC·低밸류 bhc와 대비

“최저임금 리스크 완화…개별 밸류업 여력에 주목”

[맛있는 M&A②] 식음료 M&A, '최저임금 리스크' 걷어내자 '밸류' 보였다
자료=금융투자업계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최근 다수 식음료 기업들이 다시 인수합병(M&A) 시장을 찾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유명 식음료 브랜드가 잇따라 성공적으로 매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식음료 브랜드는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 유행에 민감한 특성 등으로 인해 시장으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그러나 투썸플레이스, 공차, 해마로푸드(맘스터치) 등이 높은 밸류에이션에 매각되면서 '우려가 과도했다'는 평가가 힘을 얻는 모습이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경영권 이전이 이뤄진 주요 식음료 기업의 매각 가격은 대부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12배 수준에서 책정됐다.

지난해 4월 CJ푸드빌은 투썸플레이스의 지분 45%를 당시 2대주주였던 사모펀드(PEF)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2025억원에 매각했다. 전체 기업가치를 4500억원으로 계산하면, 직전해 367억원 규모 EBITDA의 12.3배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8월에는 공차가 글로벌 PEF TA어소시에이츠에 매각됐다. 투자자 유니슨캐피탈과 창업자의 지분을 합쳐 총 100%의 지분이 3500억원에 이전됐는데, 직전해 EBITDA 기준으로는 12.6배에 달했다. 이어 11월에도 맘스터치를 운영하던 해마로푸드서비스가 식음료 M&A 성공 기록을 이어갔다. 전체 기업가치는 EBITDA의 12.9배인 약 3400억원으로 평가됐다.

2017~2018년에는 식음료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이보다 훨씬 부정적이었다. PEF CVC캐피탈은 지난 2017년 KFC를 운영하던 SRS코리아 지분 100%를 약 500억원에 매각했다. 2014년 1000억원을 투입해 인수했으나, 되팔 때는 절반 가치밖에 인정받지 못해 원금까지 날렸다. 2018년에는 치킨 프랜차이즈 bhc, 소고기 전문점 창고43 등 5개 브랜드를 운영하던 프랜차이즈서비스아시아리미티드(FSA)가 경영자인 박현종 회장에게 인수됐다. 국내 최대 경영자 인수(MBO) 거래로서 이목을 끌었지만, 기업가치는 EBITDA 배수는 8.1배 수준으로 비교적 낮게 평가됐다.

분위기의 반전은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 이후 본격화됐다는 평가다. 현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최저임금위원회가 의결한 2018년 최저임금은 인상률이 16.4%에 달했고 지난해에도 10.9%로 두자릿수였다. 그러나 올해 인상률은 2.9%로 그 폭이 줄었다.

최근 프랜차이즈 매각을 자문했던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2017~2018년은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이윤을 내는 과정이 여러모로 치열했던 때"라며 "대왕 카스테라 사례처럼 유행이 한순간에 사그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까지 퍼지면서 '외식산업 투자는 위험부담이 크다'는 인식이 일반화됐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2019년 들어서는 "모든 외식산업을 향하던 비합리적 우려가 조금씩 걷히기 시작했고, 투자자들도 다시 밸류업 여력에 집중하는 분위기"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외식산업 전반에 대한 부정적 분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여부는 결국 개별 기업이 시장 변화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고 있느냐로 귀결된다. 2011년 국내 사업권을 획득한 공차는 2015년 대만 본사인 로열티타이완(RTT)을 설득해 일본 프랜차이즈 사업권을 따냈으며, 이듬해에는 아예 RTT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아시아권 외에서는 아직 차(茶) 시장이 자리 잡지 못한 점을 주목해, 음료시장 포화에 대한 우려를 시장 확장으로 극복해낸 사례다. 매각 막바지에 접어든 분식 전문 프랜차이즈 스쿨푸드의 경우, 배달 전문 브랜드를 별도로 운영해 배달시장 확장에 대응할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