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금융정보로 신용평가

청년·주부·고령층 수혜

기업 대출기반도 확대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 20대 초반 청년 A 씨는 소위 ‘재알못’(재테크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공장에서 번 돈을 아껴 생활하느라 신용카드 한번 만들어 본 적이 없다. 갑자기 가족이 사고를 당해 병원비로 큰 돈이 필요해 은행을 찾았지만 거절당했다. 신용거래 정보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앞으로는 A씨와 같은 금융소외계층이 신용거래정보가 없다는 이유로 은행에서 퇴짜를 맞을 일이 사라질 전망이다. 9일 데이터 3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사회초년생, 가정주부, 고령층 등도 빅데이터를 통해 신용도를 평가할 수 있게 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나이스(NICE)평가정보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올 상반기 금융이력 부족자(씬파일러, thin filer)는 1289만7711명이다. 전체 신용등급 산정 대상자 4638만7433명 중 27.8%나 된다. 특히 20대가 335만3428명, 60대 이상 고령층이 382만3838명으로 절반 이상이다.

금융이력 부족자는 최근 2년간 신용카드 실적이 없고, 3년 이내에 대출 보유 경험이 없는 사람을 말한다. 금융거래 정보가 없어 낮은 신용등급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은행권을 통해 돈을 빌리기 어렵거나 빌리더라도 고금리를 감수해야 한다.

데이터 3법 가운데 ‘신용정보법’은 ‘비금융정보 전문신용정보회사(CB)’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회사는 수도·전기·통신·가스요금 등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신용을 평가할 수 있다. 온라인 쇼핑·자동차 운행·소셜미디어(SNS) 정보도 활용될 수 있다.

개인사업자에 특화된 신용평가를 할 수 있는 ‘개인사업자CB’도 신설된다. 가령 최근 금융위로부터 혁신적 아이디어를 시범운영해볼 수 있는 ‘지정대리인’으로 지정된 디에스솔루션처럼 매출정보나 판매상품군, 반품율 등을 기반으로 신용평가를 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 측은 “신용평가를 위한 데이터가 확충되고, 전용 신용평가체계가 구축되면서 1100만명의 청년·주부 등 금융이력부족자, 660만명의 자영업자의 신용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올 하반기 시행 목표인 ‘신용등급 점수제’와 맞물려 신용등급제의 문턱을 낮추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1~10등급으로 나뉘던 개인신용 평가체계를 1~1000점의 점수제로 전환하게 되면 세밀한 대출심사가 가능해져 금리산정 과정이 더욱 합리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