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푸드 데블스도어 오진영 파트장

2014년 론칭…수제맥주 판매하는 브루펍

종량세 전환…신제품 개발 탄력 기대

“국내 에일맥주 대중화 이루고 싶어”

데블스도어 정영석 파트너(왼쪽)와 오진영 파트장. [신세계푸드 제공]
데블스도어 정영석 파트너(왼쪽)와 오진영 파트장. [신세계푸드 제공]

한 매장에서 월평균 1만5000ℓ의 맥주를 생산하는 브루펍이 있다. 신세계푸드가 지난 2014년 론칭한 데블스도어다.

오진영 데블스도어 브루마스터(파트장)는 “데블스도어는 맥주를 직접 양조해 판매하는 브루펍”이라며 “종류당 1000ℓ짜리 저장 탱크에 담긴 맥주가 열흘 안에 소진된다. 그만큼 신선한 수제맥주를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데블스도어 센트럴시티점에서 신세계푸드 데블스도어 양조파트팀을 최근 만났다. 1호점인 센트럴시티점은 10m 넘는 천장 높이에 2층으로 이뤄진 1300㎡(400평) 규모다. 매장에 들어서자 발효 탱크, 저장 탱크 등이 줄지어 자리했다. 말 그대로 맥주 공장과 영업장이 합쳐진 형태다. 오 파트장은 “독일 속담에 ‘맥주는 맥주 공장 굴뚝 밑에서 먹으라’는 속담이 있다. 가까운 곳에서 갓 나온 맥주를 먹으라는 말”이라며 “이곳은 맥주 공장 시음 맥주와 마찬가지로 ‘맥덕의 성지’를 표방한다”고 했다.

데블스도어의 수제맥주 누적 판매량은 올해 350만잔(아이리쉬 370㎖ 기준)을 돌파했다. 현재 센트럴시티점을 비롯한 코엑스점·여의도IFC몰점·스타필드 하남점·제주신화월드점을 운영 중으로 제조장은 센트럴시티점과 하남점 두 군데에 위치했다. 오 파트장을 포함한 총 7명의 양조파트 팀원들이 제조와 판매를 책임지고 있다.

메뉴는 페일 에일, IPA, 스타우트, 헬레스 라거, 헤페바이젠 5종이 기본이다. 이에 더해 1~2개씩 시즌 맥주를 추가해 선보인다. 헬레스를 제외하면 모두 에일 계통의 맥주다. 에일은 라거(하면발효)와 달리 상면발효 방식으로 양조된다. 역사적으론 영국식 맥주로 출발해 미국 크래프트 비어 분야에서 집대성됐다.

오 파트장은 에일 맥주의 매력으로 ‘다양한 향과 중독성 있는 홉’을 꼽았다. 맥주 특유의 향기와 쓴맛을 좌우하는 덩굴식물인 홉은 맥주의 핵심 원료 중 하나다. 그는 “홉을 넣는 시기와 맥아의 배합비에 따라서 맥주 맛이 달라진다. 에일의 홉 함량이 라거보다 높다”며 “맥주 개발에는 시기에 가장 어울리는 맛에 중점을 두는 편”이라고 했다.

내년부터는 종량세 전환이 예상되며 데블스도어 운영에도 기대감이 커졌다. 맥주에 부과하는 세금 기준이 가격(종가세)에서 용량(종량세)으로 바뀌면, 원가가 높았던 수제맥주의 경우 세부담이 훨씬 경감되기 때문이다. 오 파트장은 “종량세로 전환되면 숨 쉴 구멍이 생긴다”며 반색했다. 특히 신제품 개발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오 파트장은 “그동안 종가세 체제 하에선 원재료와 장비 감가, 인건비, 임대료 등 모든 비용이 원가에 반영되고 그에 비례해 세금을 부과했다. 수제맥주는 일반 맥주와 비교해 3~5배까지 차이가 났던 것”이라며 “맥주 개발에서도 세금을 생각해 원료를 한정적으로 고려하는 측면이 있었다면 이젠 원가 부담에서 보다 자유로워진다”고 했다.

예를 들어 홉 함량부터 과감히 높아질 수 있다. 그는 “맥주 원료 중 가장 비싼 게 홉”이라며 “㎏당 7~8만원 하는 것도 있다. 홉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IPA의 경우 1000ℓ 기준 6㎏가량이 들어간다. 만약 홉을 10㎏까지 올린다고 하면 풍미가 더 올라오지 않겠나. 고객의 선호도에 따라 그런 제품 개발 폭도 넓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맥주시장에서 수제맥주 점유율은 지난해 처음 1% 넘어섰다. 시장 규모는 633억원으로 연평균 40% 성장세다. 오 파트장은 라거 위주의 국내 맥주 시장에 에일 맥주의 대중화를 이루고 싶다고 했다.

그는 “2010년대 초반까지도 맥주집에 가면 무조건 500㎖ 생맥주에 브랜드를 따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젠 사람들이 맥주 종류까지 선택하는 단계가 됐다”며 “브루펍에서도 필스너, 바이젠, 둔켈 독일식 맥주 3가지가 전부였던 시장에 에일이 크게 성장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내년에만 10~20개의 수제맥주 브루어리가 새로 생길 것으로 보인다”며 “데블스도어는 시즌 메뉴를 확대하며 양질의 맥주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