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재집권 교두보 마련 사활

단독·범여 과반은 선택 아닌 필수

중진 퇴진·젊은피 수혈 적극적

한국 ‘정권심판론’ 내세울 기회

부동산 가격 급등·경제부진 부각

보수통합 과정 교통정리는 과제

연동형비례제 ‘제3정당’ 출현 주목

민주·한국 위성정당 창당도 변수

문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2년 반, 최소 3~4년 대한민국의 방향을 결정할 선거가 바로 올해 4월 총선이다. [연합]
문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2년 반, 최소 3~4년 대한민국의 방향을 결정할 선거가 바로 올해 4월 총선이다. [연합]

2020년 정치권은 21대 국회의원 총선에 모든 것을 걸었다. 한번의 승패를 넘어, 올 한해 그리고 현 정부의 남은 임기, 그리고 차기 대선까지 가늠할 수 있는 큰 정치 이정표가 이번 총선이다.

▶총선 승패 가를 구도 싸움=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게는 문재인 정부 집권 후반기를 안정시키고, 나아가 재집권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이번 선거에서 국회 단독 과반이 절실하다. 2차로는 정의당 등을 포함한 범여권 정당의 연합 과반이 꼭 필요하다.

“이번 총선은 문재인 정부가 성공적으로 개혁을 마무리하고 우리 당으로서도 재집권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선거”라는 이해찬 대표의 말은 결코 의례적인 수사가 아니다. 청와대를 직접 겨냥하고 있는 측근 선거개입 및 비리 은폐 의혹수사, 또 나아질 줄 모르는 경제상황을 넘기 위해서 민주당에게 과반은 필수 과제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이번 선거가 야당의 필승 카드인 ‘정권 심판론’을 사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지난 지방선거가 ‘야당 심판론’에 참패로 끝났던 악몽을 벗어나야만 차기 대권도 노릴 수 있다. 한국당은 부동산 가격 상승과 경제지표 부진, 친문·여권의 각종 의혹, 조국 사태, 선거법 개정 강행 처리 등을 여당의 실정과 일방통행으로 부각시키고 지지세를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탄핵’으로 잃었던 국내 정치권 내 보수의 지분을 원상 회복할 기회라고 보고 있다. 황교안 대표가 내년 총선의 목표 의석수를 150석이라고 하면서 “과반을 못 넘으면 저부터 책임지겠다”고 말한 까닭이다.

두 거대 여야 사이에서 소수정당의 선전, 새로운 제3정당의 출현 여부도 주목거리다.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도입해 개정된 선거법은 제한된 수준에서나마 바른미래당, 정의당 등 기존 소수정당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민주·한국당의 비례위성정당 창당 여부가 새 변수다. 또 정치권이 진보와 보수로 매우 선명하게 갈라진 와중에, 안철수와 같이 제3 세력을 이끌 인물이 남은 4개월 사이 급부상하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다.

▶총선의 변수는 사람, 물갈이=이번 총선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인물교체 바람이 강하게 불 전망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누가 많은 현역 의원들을 주저앉히고, 새 인물을 선보이는가에 따라 승패도 갈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에도 늘 있었던 물갈이지만, 지난 20대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심한 만큼, 새 인물에 대한 갈증도 크다는 말이다.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집권 후반기 선거가 정권 심판론으로 여권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정치 방정식을 새 인물론으로 극복해야 한다. 선거의 절대 상수인 구도를 인물이라는 변수로 넘는 고차원의 방정식이다.

민주당은 새 인물론으로 정권심판론을 넘기 위해 일찌감치 시동을 걸었다. 당 대표이자 최다선인 7선의 이해찬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5선 원혜영 의원, 3선 백재현 의원, 여기에 초선인 이용득, 이철희, 표창원 의원까지 가세하면서 일단 분위기를 잡았다.

새 인물 수혈도 적극적이다.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많게는 50여명 넘게 표밭 다지기에 나선 가운데, 차관급 출신 관료들, 그리고 3040대 젊은 신진 인사들도 영입에 나섰다. 40대 초반 이하 청년 당선자를 20명까지 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국당도 적극적이다. 현역 3분의1 컷오프와 절반 이상 물갈이를 공식화했고, 현역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정권 심판론으로 잡은 집권 후반기 선거 구도 우위에 새 인물까지 더해 확실한 승기를 잡겠다는 각오다. 다만 향후 보수 통합 과정에서 외부 인사들과 당 인사들 사이 교통정리는 총선 과정에서 진통이 될 수 있다.

▶여대야소·여소야대, 향후 3년을 가른다=4월 총선의 결과는 당장 문재인 정부의 후반기 국정 운영 방향을 결정짓게 된다. 여당인 민주당이 단독 과반을 확보하거나, 또는 진보 성향 정당들이 과반을 확보한다면, 현 정부의 정책 방향을 유지하며 마무리할 수 있다. 경제와 부동산, 고용에 대한 비판과 외교와 대북문제에 대한 대립 등도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수 밖에 없다. 여기에 경기 사이클이 회복기로 접어들고, 또 공수처 등을 통해 후반기 권력 누수 현상까지 차단할 수 있다면 민주당의 재집권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 반면 보수 세력은 황교안이라는 유력 대선 주자를 잃고 다시 사분오열 자중지란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총선이 여소야대, 특히 보수 성향의 한국당과 군소 정당이 과반을 차지하는 결과로 나타난다면 국정 운영 방향 자체가 급격히 틀어질 수 있다. 힘을 얻은 보수 야권이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정책에 제동을 걸고 공수처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입법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청와대 측근 비리 의혹들에 대한 국정조사, 특검 요구 등 공세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2년 반, 그리고 차기 대통령과 그의 집권 전반기까지 최소 3~4년 대한민국의 방향을 결정할 선거가 바로 올해 4월 총선인 셈이다. 최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