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부터 월드 핸디캡 시스템이 도입된다. 전 세계 골퍼들에게 동일한 평가 기준의 핸디캡을 부여해 세계의 어떤 골퍼들이 만나더라도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만들자는 취지이다. 현재는 세계 각 지역별로 6개의 서로 다른 핸디캡 평가 시스템이 존재하는데 평가방법이 달라서 플레이어의 기량을 객관적으로 비교하기가 어렵다. 예를 들면 유럽의 핸디캡 18 골퍼와 미국의 핸디캡 18 골퍼 사이에 기량의 차이가 있으므로 핸디캡을 적용하는 시합에서 공정한 경쟁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2020년부터 USGA의 핸디캡 시스템을 전세계에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그리고 이 시스템을 WHS(World Handicap System)라고 부르기로 했다. 한국 골퍼들도 WHS에 따른 공인 핸디캡만 있으면 세계의 어떤 골프장에 방문하더라도 핸디캡을 인정받아 플레이 하고, 그 골프장이 주최하는 공식대회에도 참가할 수 있다. 공식 핸디캡은 대한골프협회(KGA)를 통해서 진(GHIN : Golf Handicap & Information Network) 넘버를 받은 후, 일정횟수의 라운드 점수를 입력하면 자동적으로 계산이 된다. 유효한 라운드 점수로 인정 받으려면 대한골프협회가 공식적으로 코스레이팅을 한 코스에서 골프 룰을 지켜서 플레이 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500개가 넘는 골프장 중에서 대한골프협회의 코스레이팅이 유효한 코스는 100개 남짓할 뿐이므로 즉시 WHS를 도입하는 데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되도록 많은 골프장들이 서둘러 대한골프협회의 코스레이팅을 신청해서 일반골퍼들의 WHS 참여에 도움을 주기 바란다.
GHIN 넘버는 7자리 숫자의 번호를 개인에게 부여하는데 대한골프협회에 문의하면 자격조건을 설명해 준다. 반드시 2명 이상의 동호회를 만들어서 단체 가입해야 하는 점이 특이하다. 핸드폰으로 GHIN 앱을 다운받으면 레이팅이 유효한 골프코스의 리스트를 볼 수 있으며 점수 입력 등 핸디캡 관리가 가능하다. 현재는 3만 원의 연회비를 납부해야 하는데 향후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 WHS의 공인 핸디캡이 필요 없는 '명랑골퍼'들은 비용이 발생하는 GHIN 넘버를 가질 필요가 없다. 하지만 해외의 명문 골프장에서 플레이 할 기회가 있거나, 외국에서 핸디캡을 적용하는 공식적인 아마추어 대회에 참가하고 싶은 골퍼라면 WHS의 핸디캡이 꼭 필요하다.현재의 한국 골프 환경에서 일반 골퍼들이 핸디캡을 적용하고 골프룰에 맞춰서 플레이하는 대회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명랑골프가 아닌 진지한 스포츠 골프를 경험하고 싶은 골퍼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없다. 가장 큰 문제는 골퍼들의 공정한 핸디캡을 평가하기 어렵고 또 골프룰을 엄격하게 지켜서 쳤던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큰 상품이 걸린 대회라면 핸디캡에 따라서 순위가 바뀔 수 있으므로 공정한 핸디캡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WHS의 도입을 계기로 되도록 많은 골퍼들이 공식 핸디캡을 갖게 되고, 진지한 스포츠 골퍼들이 프로선수의 대회와 같은 골프룰을 적용하는 아마추어 대회를 경험하게 되기를 바란다.WHS 시행을 계기로 국가대표 선수나 엘리트 골퍼 위주의 정책을 펼쳐왔던 대한골프협회는 WHS의 공식 핸디캡을 보유한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을 위한 대회가 개최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도움을 주어야 할 것이다. 골프 산업은 결국 아마추어 골퍼들이 끌고 나가기 때문이다.
*박노승: 건국대 산업대학원 골프산업학과 교수, 대한골프협회 규칙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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